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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자유지 2월호 안보논단]북한의 새로운 길과 비핵화 전망
  글쓴이 l 관리자 작성일 l 2020-03-19 오전 11:33:12 조회 l 469

북한의 새로운 길과 비핵화 전망

 이호령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이후,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으로 북미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중대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된 지난 연말의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과는 북한의 새로운 길선택의 한계를 잘 보여줬다. ‘정면돌파전을 내세웠지만, 이는 핵경제병진 노선에 뿌리를 둔 구호이자 김일성 시대의 경제국방 병진노선의 연장으로 북한의 새로운 길은 전혀 새롭지 않다.

 

북한의 새로운 길’: 악순환의 사이클

75차 전원회의 결과를 통해 드러난 2020년 북한의 새로운 길2016년 제7차 노동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띄웠던 휘황한 설계도와 유사할 만큼 추상적이고 구호 수준에 그쳤다. 정책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은 시대에 이르기까지 국방분야에서의 기본 노선과 정책변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일성 시대의 경제국방 병진노선은 김정일 시대의 선군사상으로 이어졌고, 김정은 시대에 이르러서는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발전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경제와 국방의 병진노선이냐, 경제와 국방 중 어느 분야를 대외적 구호로 더 우선시했느냐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전체인구 대비 가장 많은 병력을 보유한 군사국가(garrison state)이자,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 핵국가임을 명시한 핵보유 국가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이 2020새로운 길로 나간다고 할 때, 북한이 과거부터 지속해 왔던 방향성과 논리 구조에 기초해 그 방향성을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은 새로운 길로 나가야 할 필요성을 북한에게 불리하게 작동해왔던 구조적이고 장기화된, 그리고 장기전이 될 것 같은 대외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번 5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한은 우리의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에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 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함으로써, 과거 70년간 그리고 향후 북한의 대외환경은 불리하게 작동할 것 같다는 대외인식을 보였다. 그런데, 북한은 핵개발 필요성도, 비핵화 합의 파기도, 그리고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기까지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주장도 모두 북한을 둘러싼 대외환경의 적대적인 구조 탓으로 돌려왔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주요 계기마다 이러한 인식을 드러냈다. 2016년 제7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우리 당의 새로운 핵경제 병진로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 리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로선"이라고 했고,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아무성과 없이 끝나자 20194월 시정연설에서 동풍이 불어오든 서풍이 불어오든 그 어떤 도전과 난관이 앞을 막아서든 우리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것을 자력자강의 원칙에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경제건설의 집중과 국방의 자위력 강화를 요구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말 5차 전원회의에서는 미국은 핵문제 이외에도 또 다른 그 무엇을 표적으로 정해서 군사정치적 위협을 계속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을 예고하는 현 정세는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해야한다고 했다.

결국,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에 맞서 핵경제 병진노선에 기초해 국방에서의 자위력 강화, 전략무기 개발 지속을 통한 자력부강 추구와 경제개발 총력전, 속도전 및 허리띠를 졸라맨 절약을 통한 생산량 증대로 자력 번영 추구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자력부강과 자력번영을 위한 정면돌파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외환경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김 위원장의 무오류성과 책임을 외부로 전가시키는 효과를 얻고자 한다. 따라서 구조와 장기전을 내세운 정면돌파전은 과거부터 북한이 주장해온 패턴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북한은 새로운 길로 나가야 하는 당위성을 자주에서 찾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작년 4월 시정연설에서 직접 밝혔듯이, “자주는 공화국의 정치철학이며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건설사상의 중핵으로, 자주를 통해 사대와 교조, 외세의 강권과 압력을 단호히 배격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5차 전원회의에서 적지 않은 나라들이 자기를 지킬 힘이 없어 비참한 운명을 강요당하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 공화국과 같이 자주적 대가 강하고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행복을 자력으로 담보해가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하면서, 자주권과 생존권을 보위하고 담보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주체적 역량을 가진 과학자, 설계가, 군수노동계급이 당에서 지시한대로 전략무기체계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의 새로운 길2017년 상황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자주권과 안전을 믿음직하게 보장하기 위한 공세적인 조치를 위한 강력적인 과업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번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전략무기 고도화의 당위성을 미국의 핵위협을 포함한 군사적 위협으로 제한하지 않고 비군사적 위협으로까지 그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간의 비핵화 협상 전망은 한층 더 어두워지고 있다.

다섯 가지의 과업으로는, 미국의 대가도 없는 공약에 더 이상 일방적으로 매여 있을 근거가 없어졌고 세계적인 핵군축과 전파방지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201843차 전원회의 결정사항과 7차 당대회 보고서에서 밝혔던 비확산 의무준수를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 북한은 향후 ICBM 시험발사, 풍계리 핵 시험장 재건, 핵실험, 핵물질/핵기술 확산 등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셈이다.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국방건설 목표로, 전략무기개발사업도 더 활기차게 밀고 나가야 하고, 세상은 곧 멀지 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는 김정은 시대의 주체무기를 통한 자위력 강화, 북한이 곧 보여주겠다는 새로운 전략무기란 비핵화 협상을 위한 엄포라기보다는 3대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군사력 의존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실질적인 단계로 접어들더라도 전략무기를 포함한 국방에서의 자위력 강화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의 신형 재래식 주체무기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과 시험, 그리고 생산과 배치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대조선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단호히 선언했다.”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평화협정 체결 및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과도 배치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은 북한 비핵화 이행과 완료시점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 되어야만 비로소 비핵화의 실질적인 이행을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의 완료가 아니라 이행가능성을 미래의 시점으로 옮겨 놨다. 이는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 방안, , 핵동결을 통해 미래의 핵능력을 내놓고 현재와 과거의 핵문제는 보상의 수준과 규모에 따라 행동 대 행동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협상방안을 거부하겠다는 것이고, 핵 국가의 위치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핵무기를 보유한 채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강력한 핵억제력 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며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다.” 북한은 현재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덕분에 미국에 대한 핵억지력이 작동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실질적인 압박강화 여부를 떠나 북한은 억제력 강화의 폭과 수단을 확장시키기 위한 핵탄두와 핵투발 수단의 다양화를 추구할 것이다.

국방과학연구부문과 군수공업부문은...이미 시달된 단계별 목표를 점령하기 위해 더 높이, 더 빨리의 구호를 추켜들고 당의 국방건설 로선을 충직하고 완벽하게 받들어나갈 것을 지적했다.” 이는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과 생산의 속도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가 예상한 수준보다 더 빨리 새로운 주체무기 시험발사와 생산부터 배치까지의 신속한 전개를 추진하고자 할 것이다. 지난 1222일 김 위원장이 당중앙군사위 제7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자위적 국방력 강화 문제를 논의하며 부대 재배치 및 확대개편을 지시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북한은 새로운 길로 나가기 위해 전당적, 전국가적, 전사회적으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타파하는 투쟁 전개와 도덕기강을 강하게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내부자원 활용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의 증산최대한의 절약은 결국 제한된 자원으로 주민들의 노동력을 최대한 사용하고 주민들의 절약정신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정면돌파전은 북한 주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애국심, 도덕성,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를 앞세운 정치사상교양으로 육체적 노동력 강화와 절약정신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셈이다. 20167차 당대회 때 만리마 속도전을 통한 생산량 증대의 한계는 2020년에는 북한 주민들에게 절약정신을 강조하는 인내심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 비핵화 전망

김 위원장의 지도아래 자력부강과 자력번영을 위한 정면돌파전이 노동당 역사와 자주강국 건설사의 특기할 사변으로 자칭하고 있지만, 북미관계를 고려해 볼 때 북한의 행보가 특기할 사변으로 기록되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대미 메시지를 보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전혀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층 더 강경해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것이 미국행동에 달려있다.

문제는 미국의 대북 비핵원칙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고, 북한 또한 미국 셈법이 변화될 때까지 대화의 장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점인데 이는 결국 북한이 주장한대로 막다른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누구한테 막다른 상황이 되느냐다. 2가지 상황을 상정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북한이 미국의 셈법을 바꾸기 위해 미국을 막다른 상황으로 몰아가기 위한 조치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셈법에 전혀 변화가 없고 북한만 점점 막다른 상황에 몰리게 되는 경우다.

전자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셈법 변화 요구에 핵문제만 담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이제 비핵화 협상을 평화협상으로 성격을 전환시키고자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미국은 핵문제 이외에도 다른 문제로 군사정치적 위협을 계속 할 것이라고 주장한 점을 고려해보면, 북한은 비핵화 협상의 북한 핵 vs 대북 제재의 구도를 자력갱생 vs 대북제재로 전환시키고, “비핵화 vs 항구적인 평화구축항구적인 평화구축 완료 vs 전략무기 협상으로 성격을 변화시키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향후 보여줄 행태는 20167차 당대회 이후부터 2017년까지의 전략도발이 증대한 유사 패턴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열병식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주체무기 시리즈 제시를 비롯해, 새롭게 건조한 신형 잠수함에서 SLBM 시험발사, 고체연료에 기반한 ICBM인 화성-13형 시험발사, 인공위성 시험발사, 다탄두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을 것이다. 특히, 2020년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6·25전쟁 70주년, 김정은 후계자 공식화 10주년,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 등 주요 기념일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북한은 비핵화 협상보다는 정면돌파전을 통한 내부 단결에 보다 집중할 것이다. 또한, 주요 계기별 전략무기 과시와 시험발사를 통한 자력자강 향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이 증대되지 않도록 중국, 러시아를 활용하며 상황을 관리하고자 할 것이다.

결국, 비핵화 협상은 장기 휴면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며 그 동안 북한은 핵능력과 전략무기 개발을 한층 더 증대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대화와 대비태세 강화라는 병행정책을 유지하되, 방점은 북한의 향후 행보를 최대한 억제시키는 대비태세 강화와 북한의 전략도발 비용(cost) 증대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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