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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자유지 2월호 안보논단]엄중한 안보환경과 우리 군의 자세
  글쓴이 l 관리자 작성일 l 2020-03-19 오전 11:34:37 조회 l 555

 엄중한 안보환경과 우리 군의 자세

제 성호(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2020년의 한반도 기상도

2020년 경자년의 안보 기상도는 한마디로 매우 흐림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핵능력 고도화(핵무기 다종화 및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등) 지속, 이스칸데르급 신형 단거리 미사일 개발 및 대구경 방사포 시험, 핵 및 장거리 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시험 유예) 파기 시사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김정은 정권은 미국에 대해선 2019년 연말까지 대북제재를 해제완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도날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압박해 왔다. 일방적으로 설정한 시한이 도래하자 북한은 작년 1228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개최하면서, ‘전략적 지위 강화(전략무기 개발)’, ‘자주권과 안전 보장을 위한 공세적 조치’, ‘정면 돌파전’, ‘충격적인 실제행동등을 언급하고 나섰다. 핵군축 및 핵전파 중단약속도 더 이상 매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무장 노선의 유지강화를 천명한 셈이다. 더불어 북한은 남한 무시, 통미봉남 노선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새로운 길로 대미 강경압박노선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로써 20182월 평창 동계 올림픽 개최와 3차례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화해평화 분위기를 사그라지게 만들었다.

한반도 주변의 안보환경도 녹록치 않다. 우선 북한의 강경노선 전환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도발엔 많은 도구가 있다, “필요하면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3년 전 화염과 분노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중 양국은 2년간 끌어온 무역전쟁과 관련해서 지난 115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긴 했지만, 동북아 지역에서의 정치군사적 패권 다툼을 중단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지난 해 12월 한일 간에 어렵사리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과거사 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전면 해제 등을 둘러싸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미 간의 방위비 분담 문제는 금년 우리 정부가 당면한 가장 어려운 현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특히 미국이 요구한 미군 순환배치 비용과 전략자산 전개 비용의 분담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밀고 당기는 샅바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양국이 이 문제를 잘못 접근하고 처리할 경우 67년간 유지발전하여 온 동맹관계를 결정적으로 훼손시킬 가능성도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우려를 표명하며,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여 부분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이 가운데 끼여 외교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밖에 금년 4월 한국의 총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움직임과 11월 미국 대선도 한반도 안보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이다.

요컨대,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한반도 안보 상황이다. 이렇게 볼 때 2020년 역시 다사다난(多事多難)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와 군이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비태세를 갖추면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이유이다.

 

. 안보의 중요성

시공을 초월해 볼 때 안보는 항시 최고의 국가목표이자 사활적인 국가이익이었다. 안보는 한반도 평화의 버팀목이자 평화통일을 뒷받침하는 토대가 된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권 보장, 경제발전과 번영, 사회복지의 필요조건이 되기도 한다. 안보가 없으면, 인권도 경제도 사회복지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보 실패는 모든 것을 잃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 보통 때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위기상황에 접어들면 비로소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한번 잃어버리면 완전하게 회복하기 어렵다. 때문에 평소에 튼튼한 경계태세와 방어적 대응 역량을 완비하고 강화해야 한다. 안보는 비상시기를 대비하기 위한 공공재인 셈이다.

하지만 무기장비 등 하드웨어적 군사력만으로 안보를 지킬 수는 없다. 정신전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그와 같은 물질적 토대와 능력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클라우제비치도 그의 저서 전쟁론에서 물질전력이 칼집이라면, 정신전력은 칼의 시퍼런 날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그래서 군인정신과 정신전력의 지속적인 함양과 점검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엔 정부와 군의 확고한 의지와 국민적 성원이 절실하다.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한미동맹은 여전히 우리 안보의 기본 축이다. 또 주적(主敵)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북한군은 우리와 대치하는 현실의 적임을 인식하면서 국방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하는 안보 강조는 냉전적 대결이라는 편향적 논리나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단코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혹은 핵을 이고 사는 평화도 좋다는 식의 감상적 안보의식이나 낭만적 평화관은 불식해야 한다. ‘같은 민족이란 의식과 평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국가의 안전을 지켜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점에 비추어 굳건한 안보태세의 관건은 올바른 대북관 및 안보관의 정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남북한의 대치상태 하에서 안보가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할 수 있을까? 북한의 공격적모험적인 군사노선과 호전성, 그리고 강고한 수령독재체제와 김정은 정권의 반민주성을 고려할 때 대북 억지력의 확보와 더불어 북한인권 개선이 평화 구축의 초석이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마땅히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 반면 국론분열과 편가르기는 안보의 적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군도 안보 사안이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 대처해야 한다.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정치권과 국민에게 설명하고 또 설득해야 한다.

 

. 우리 군의 자세

2020년 우리가 직면한 복잡미묘한 안보상황에 즈음하여 국군장병들에게 다음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물론 다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다시금 확인하고 자세를 가다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여기서는 몇 가지만 지적하기로 한다.

첫째, 군은 확고한 원칙에 따라 군 본연의 임무인 안보국방에 충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안별로 정확하고 분명한 논리로 철저히 무장하고, 정치권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논리나 복지 우선주의에 밀려 안보를 희생시키거나 국민의 생존 및 영토 수호 사안이 정치논리나 포퓰리즘에 휘둘리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둘째, 북한 핵무장 및 핵능력 고도화는 작금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최대요인이다. 군은 일차적으로 외교적평화적인 방법을 통한 해결 노력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플랜 B’, 곧 외교적 노력의 실패 시 발생가능한 만일의 돌발사태에 대한 비상대비계획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전술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정면 돌파’, ‘충격적인 실제행동등을 언급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은 금년에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형성하면서 군사도발을 감행할 공산이 크다. 우리 군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조기 경보능력을 강화하고 철저한 방어태세 및 응징보복체계를 구축,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과 유사한 국지도발, 테러와 비정규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강군은 강한 훈련과 교육을 통해 육성된다. 그런데 얼마 전 일선 지휘관들 가운데 무사고가 최선이라는 생각에서 혹한기 훈련 등 안전사고 발생이 높은 훈련은 가능한 한 축소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 적이 있다. 이는 무사안일주의의 전형이라고 생각된다. 장병의 전투력과 체력은 곧 국력이라는 생각으로 강도 높은 교육훈련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전투력의 유지에 있어 정신전력은 물질전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군인의 안보관, 대적관, 사생관, 전우관 등은 정신전력을 이루는 핵심요소들이다. 이는 지휘관의 정신교육과 정훈교육을 통해 함양될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남북화해 무드에 젖어 장병들의 대적관이 해이해졌을 수도 있는 만큼, 이를 다잡는 차원에서 정신전력 강화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넷째, 군의 기강을 다시금 새롭게 확립해야 한다. 군은 사기와 군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특히 군기가 생명이다. 하지만 이따금 발생하는 일부 장병들의 일탈행위나 대북 경계태세 이완은 일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와 관련해서 작년 6월 발생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에서 드러난 군의 경계작전 실패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재발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군 지휘부는 물론 일선 지휘관들도 이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어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다섯째, 금년은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채택 20주년이 되기도 한다. 요즘 와서는 상기하자! 625’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올해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625전쟁과 휴전체제의 의미를 되새기고 안보태세를 확고히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청소년들이 ‘615’는 알지만 625를 모른다면, 분명 균형을 잃은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건전한 안보관을 함양하는 일은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볼 때 긴요하고도 절실한 사안이다. 이를 보훈단체나 시민단체들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 금년에 우리 군은 625 70돌을 맞이해 국민들의 대북 안보 자세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관련해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는 로마의 군사전문가 베게티우스의 명언이 우리의 현실에 꼭 들어맞는 것임을 널리 홍보할 필요도 있다.

여섯째, 방위비 분담 문제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굴 수 있는 현안이다. 이미 미국은 우리 측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5조원을 책정해 줄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군과 정부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직간접적 기여를 하고 있음을 들어 대미 협상력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거론하는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의 허점을 부각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금 비율은 0.068%로 일본 0.064%보다 높고, 주한미군 평택기지 건설비용의 90% 이상을 우리가 부담하고 있음을 적극 설명하고 홍보해야 한다. 다만, 한미동맹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동맹 관리를 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안보 구두쇠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국익을 증대하는 방향에서 치밀하게 군사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군은 대책 없는 미군철수 주장과 같은 일방적 반미주의나 방위비를 매개로 한 반전평화주장 등 안보 포퓰리즘이 확산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관리하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일곱째, 북한의 대남 도발 및 강경노선이 점차 분명해 지고 있는 바, 긴밀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한미연합훈련의 재개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앞으로 북한의 태도가 가변적일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대응책도 아울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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