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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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2014.11.12 Views 3132 관리자

[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너는 네가 잘 나서 혼자 큰 줄 알지!"

이런 말을 부모님에게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부모들이 자녀에게 섭섭함을 느낄 때 주로 하는 말이다. 본래 말이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말은 하는 사람(부모)만 알지 듣는 사람(자녀)는 모른다.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겠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부모 역할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짐작조차 어렵다. 오죽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을까.

그렇게 힘들다는 부모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아이의 몸을 돌보는 일이다. 먹기, 재우기, 씻기기, 입히기가 대표적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부모의 도움이 없으면 생명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 연약하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기들의 몸을 돌보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연히 우리 부부도 그랬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순간도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니 저녁에 끝나지 않았다. 한 밤중에도 별 다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갓난아기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밤중 수유였다. 자다가 일어나서 분유를 먹이던 일은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 큰 아이는 거의 모유 수유를 했기 때문에 아내가 주로 밤중 수유를 담당했지만, 둘째는 모유가 적게 나온 탓에 분유를 자주 먹었기 때문에 내가 주로 담당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분유를 타다보니 별일이 다 있었다. 한 번은 젖병에 물과 분유를 넣은 후 뚜껑을 닫지 않은 채로 흔들다가 분유 세례를 받기도 했고, 뚜껑을 잘 닫지 않아 아기에게 분유 세례를 주기도 했다. 물을 너무 뜨겁게 해서 배고픈 아기의 입천장을 날릴 뻔도 하고, 비몽사몽간에 뚜껑 열린 분유통을 발로 걷어찬 적도 있다. 정말 오밤중에 뚜껑 열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힘들게 밤중 수유를 하더라도 한 3시간이라고 푹 자주면 고마울 텐데, 우리 큰 아이는 거의 두 돌이 다 될 때까지 우리 부부의 숙면을 보장해 주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불편한지 30분마다 깨서 징징대는데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일은 시간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것이다. 월령이 높아지니 밤중 수유도 끊고 잠도 잘 잔다는 사실. 아이가 클수록 몸을 돌보는 일은 점차 줄어들게 마련이다.

또 다른 부모 역할은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일이다. 이는 아이의 몸을 돌보는 일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부모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공부하기, 책 읽기, 부모와 어른에게 공손하게 대하기, 형제나 친구와 사이좋게 잘 지내기, 놀던 장난감을 치우거나 방 정리하기처럼 바람직한 행동은 가르쳐야 하고, 물건 집어 던지기, 떼쓰기, 차가 많이 다니는 곳에서 뛰어다니기처럼 바람직하지 않거나 위험한 행동은 없애야 한다. 자녀가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성년이 될 때까지는 부모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느 날 큰 아이가 "킁킁"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킁킁"을 더 자주, 더 크게 했다. 혹시나 가래가 있나 해서 병원에 가보았지만 기대했던(?) 가래는 없다고 하셨다. 우리 부부는 당황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아이에게 물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점점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어린이 집 선생님은 물론 아이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할 정도였다. 또 다른 날은 어떤 개그프로그램에서 하는 유행어를 따라했다.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니까, 어린이 집에서 친구들이 하더란다. `15세 이상 시청가`인 이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맹랑하게 따라 하는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어떻게 해야 자녀의 나쁜 행동은 없애고 좋은 행동을 살릴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아주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심리학의 하위 분야가 있다. 바로 행동 수정(behavior modification)이다. 행동 수정은 심리학의 한 축을 이루는 행동주의의 연구결과를 현실에서 응용하는 분야다. 행동주의는 심리학의 연구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행동`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과학자들이 하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을 연구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이 지금 온전히 수용되지는 않지만, 이 덕분에 말이 통하지 않거나 아직 인지능력이 부족한 어린 아이들에게도 심리학 원리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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