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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땅굴 진실공방
글 / 권해조(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최근 ‘서울 경기 일대에 북한이 판 땅굴이 있다’는 주장과 이런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유포되면서 땅굴논란이 확산되어 국민들에게 안보불감증을 조장하고 있다. 얼마 전 YTN을 포함하여 여러 방송에서 땅굴을 주장하는 단체대표들과 대담까지 하였고 국회 국정감사장에도 등장하면서 국방부도 허위주장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5일 민간단체가 주장하는 양주, 남양주지역에 12월 1일부터 군과 민간인력 100여명과 중장비를 동원하여 탐사결과 어떤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론 땅굴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904년 러일전쟁 때 일본군 노기 마레스케(乃木希典)장군이 54일 만에 갱도 8개를 굴착하여 러시아군을 전멸하여 만주침공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1954년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베트남 보엔지압장군이 57일 만에 2km땅굴을 굴착하여 프랑스군을 대파시켰다. 베트남전쟁에서도 250km의 구치땅굴을 파서 1만7천여 명이 굴속에서 생활하기도 했으며, 1996년 12월 7일 페루에서 게릴라가 인질난동을 부리자 페루군 특공대가 126일 만에 200m 땅굴을 파서 게릴라 14명을 사살하고 인질을 구출한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도 1970년-80년대 북한의 남침용 땅굴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1974년 11월15일 28사단 고랑포지역 제 1땅굴, 1975년 3월19일 철원 6사단 지역 제 2땅굴, 1978년10월17일 서부전선 도라산 지역 제 3땅굴에 이어 1990년 3월3일 강원도 양구 펀치볼 지역 제 4땅굴까지 발견하였다. 그 이후에도 땅굴 시추전담부대를 두고 땅굴 찾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다. 당시 귀순용사 김부성(金富成) 등에 의하면 1971년 9월25일 김일성 교시에 의해 1972년 1월부터 북한군 전방 사단 당 1개씩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땅굴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2년 김포 후평리, 1990-2000년 연천 구미리, 2002년 화성 지화리에 이어 최근 일산, 양주, 서울역, 구리시 등에서 땅굴을 발견했으며, 심지어 청와대로 향하는 땅굴이 80여개 이상이며 경복궁지하에 북한기지가 있는데도 군이 은폐하고 있다는 등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있다. 국방부에 의하면 82년부터 지금까지 약 830여 건의 땅굴 민원이 접수되었고 이중 중복민원도 160여건이 된다고 한다. 군에서는 지금까지 많은 예산을 들여 민원지역 21개소 약 590여개 공을 시추 탐사작업을 하였으나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더 이상 없다고 한다.
땅굴을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는 남굴사(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 대표 진진철 목사)와 안경본(안보와 경제살리기 국민운동 본부: 김진철목사 결성), 남민위(남침땅굴 민간대책 위원회: 대표 이창근, 김진철 목사 회원), 땅굴안보국민연합(대표 한성주 예비역 공군장군)등 개신교인들이다. 이들은 최근 종편 TV에 출연하여 하느님으로 부터 땅굴 계시를 받고 시작했다며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유포하면서, 땅굴 위협을 안보이슈화 하여 사회적으로 개인의 입지를 부각시키고 안보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특히 한성주 대표는 이종찬 신부가 프랑스에서 도입한 다우징(Dawzing) 탐사기법으로 수도권 일대 대규모 땅굴을 발견하였고, 북한이 TBM 도입후 장거리 땅굴을 파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방부와 군 주요직위자의 여적을 언급하고 있으며, 홍혜선 전도사는 12월 17일 전쟁발발을 예고하고 있다.
다우징 탐사방법은 흔히 풍수들이 수맥(水脈)을 찾는 비과학적 방법이며, 그들이 주장하는 7일 만에 608개 1,652km 땅굴 도보탐사는 불가능하며, 남부순환도로 공사장, 최근 잠실역부근 싱크홀(Sink Hole)홀 등에 블라인드 테스트결과 실패했고, 서울지역 대부분 땅굴망이 강이나 하천 물길 따라 위치하며 수많은 지하철, 지하건물, 하수도 배관시설 등으로 논리가 맞지 않다. 그리고 북한이 1970년대 스웨덴에서 대당 80억 상당의 TBM 300대(총 2.4조원)구입은 불가능하며 판매사실도 없다고 한다. 민원이 제기된 92년 11월 25일 김포 후평리, 2000년 연천 구미리, 2002년 10,14일 경기화성 지화리 일대 시추탐사결과 모두 땅굴 미 존재로 밝혀지고, 최근 김진철 목사가 주장한 경기 양주 광사동 일대 땅굴발견 주장도 국립과학연구소 성부결과 허위로 판명되었고, 홍혜선 전도사의 12월 전쟁 예언도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보인다.
국방부도 땅굴유언비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 없어 7월 31일 남침땅굴 허위주장, 10월27일 예비역 장군의 땅굴 주장을 사실무근, 11월17일 남양주 땅굴발견주장 반박, 12월5일 양주 남양주지역 탐사결과 발표 등 국방부 입장을 밝히고 앞으로 땅굴 허위주장인 고소 등 허위주장을 발본색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남침땅굴은 군사작전상 대단한 영향을 미친다. 아군의 철통같은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방어선을 아군에 노출 없이 조기에 기습달성 함으로써 전쟁초기 아군의 지휘체제를 혼란시키고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 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 남침 땅굴시추논란은 군과 국민들에 북한의 남침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많은 문제점과 부정적 측면이 많다. 첫째는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에서 많은 돈을 들여 서울한복판까지 시추가 가능 하겠는가? 둘째는 고도로 발달된 한미정보망에 땅굴시추가 노출되지 않는가? 셋째로 땅굴 시추에 따른 많은 토사(土砂)처리와 배수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그들이 주장하는 땅굴을 확인한 결과 모두가 허위로 밝혀져 신빙성이 거의 없다.
문제는 아직도 땅굴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현재로선 옛날 파다가 중단한 DMZ 지역에는 있을지 모르나 서울 후방지역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더 이상 땅굴문제로 국민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항상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고 국민들도 경각심은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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