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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장군의 산티아고 순례길 - 7 (월간산 21년 11월 게재)

2022.06.29 Views 2726 금기연



순례자를 위한 여왕의 다리
여왕의 다리라는 마을의 그 유명한 여왕의 다리입니다. 강을 건너다가 잘못 되는 경우가 많았던 예전엔 순례자를 위한 다리의 건설이 최고의
자선이었답니다
.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이 다리의 경당에 모셔진 성모자상에 작은 새가 매일 자신의 부리로 강물을 떠와서 성모님과 아기 예수의 얼굴을 씻고
날개로 닦아주었다고 합니다
. 그래서 작은 새의 동정녀라고 불리는 성모자상은 지금도 다리 옆 성당에 모셔져 있습니다.
순례길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사연이 깃든 곳이 여럿 있습니다.





철 십자가앞에서 드리는 기도
철 십자가입니다. 직경 10m 남짓한 둥그런 돌무더기 가운데에 5m 높이의 나무 기둥이 있고 그 위에 철 십자가가 얹혀 있습니다.
기둥 틈새에는 다양한 사연이 담긴 사진이나 엽서, 편지 등이 끼어져 있습니다. 돌무더기에도 온갖 사연의 물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내려놓아야 할 짐을 적은 돌을 집에서부터 가져오기도 하고, 누군가를 위한 소원을 놓고 가기도 합니다. 돌무더기에서 해돋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순례자들도 많습니다
.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소원할까요?





산타 마리아 왕립 성당의 성체기적
막돌을 쌓아서 지은 시골의 작은 교회가 왕립교회? 알고 보니 성체의 기적이 일어났던 현장입니다.
비바람 심한 14세기 어느 날 농부 한 명과 미사를 올리던 중 밀떡과 포도주가 실제 살과 피로 변했답니다. 보고를 받은 왕이 미사 때 사용한 성작과 성반을
가져가려 했지만 마차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지요
.
유명 순례지가 되었습니다. 유리장 안에 성작과 성반 및 당시에 변화된 살과 피가, 옆에는 사제와 농부 시신이 안치된 묘가 있습니다.
순례방향을 표시하는 노랑 화살표를 창안한 삼페드로 주임신부의 묘가 성당 안에, 흉상이 마당에 있습니다.





오 세브레이로에 비치는 햇살
미사 중 밀떡과 포도주가 실제 살과 피로 변화된 성체의 기적이 일어난 오 세브레이로 마을. 평지가 계속되다가 8km를 계속 오르막으로 1,330m까지
가파르게 올라야 합니다
. 지형 특성 상 하루에 4계절을 경험하는 등 날씨가 고르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기적의 마을을 떠나기 전 기적 같은 광경을 보았습니다. 하늘을 가득 메웠던 먹구름 일부가 잠깐 창문처럼 열려 아침 햇살이 비치는 모습. 산맥의 능선과
풍력발전기도 그림 같았습니다
. 그때의 감격은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넘치는 은총이었습니다.





기쁨의 산 (Monte do Gozo)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당을 채 5km도 남기지 않은 곳에 야트막한 언덕이 있습니다. 날씨만 괜찮다면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당의 첨탑을 처음으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머나먼 길을 걸어온 순례자들이 처음으로 대성당의 첨탑을 보고 기쁨에 북 바쳐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교황 바오로 2세의 방문 기념비가 정상에 있고, 대성당이 보이는 곳에는 대성당을 바라보며 환희에 젖는 순례자상이 있습니다.





순례의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
마침내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당입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멀거나 가까운 길을 걸어온 순례자들이 광장에서 자신만의 의식을 치릅니다.
말없이 조용히 기도하거나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사람, 가만히 눈물을 흘리거나 큰 소리로 통곡하는 사람, 춤추며 노래하거나 벌렁 드러누워 버리는
사람
... 이들이 감격하고 기쁨을 나타내는 모습만도 감동입니다.
산티아고(성 야고보) 유해에 참배하고 순례자를 위한 미사에 참례한 뒤 순례증서를 받으면 걷는 순례가 끝납니다. 바로 일상에서의 새로운 순례,
참 순례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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