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광장

회원갤러리

예비역 장군의 산티아고 순례길 - 14 최종회 (월간산 22년 12월 게재)

2022.12.13 Views 7300 금기연



템플기사단 성채(폰 페라다)
중세 템플기사단의 사령부였던 성채로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12세기에 옛 로마제국 요새를 증축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 차례 확장되었던 것을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대규모 복원작업을 거쳐 현재는 국가유적이자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순례자는 입장료가 할인됩니다. 당시의 여러 시설과 역사를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전시물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게 됩니다.
당시의 복장을 하고 검과 방패를 갖춘 기사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어 순례의 재미와 깊이가 더해집니다.





항쟁 유적
로마와 서고트 왕국의 역사적인 요새도시 카스트로헤리스(Castrojeriz)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언덕 위 9세기에 지은 성채유적은 무어인에 대항하여
그리스도교인이 벌인 항쟁의 무대였다고 합니다
.
이런 유적을 지날 때 현지인의 설명을 들으면 그들의 강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옛이야기처럼 술술 흘러나오는 역사지식에 놀라기도 합니다.
요즘은 우뚝 솟은 지형으로 인해 사진작가들의 성지라고 합니다. 다음번에는 느긋하게 머물며 아직까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시에스타를 체험하고 일출 일몰도 담아야겠습니다
.





산티아고(성 야고보) 동상
순례길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산티아고 동상입니다. 그런데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일반 성인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역사를 알면 이해가 됩니다. 780년이나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여 스페인을 지배했던 이슬람교도와 싸웠던 기독교인들. 이들에게 야고보는 수호성인이었습니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전세에서 성인이 백마를 타고 나타나 적을 무찔렀다고도 합니다. 그렇게 야고보 성인은 무어인 처단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 어디서나 칼을 들고 말을 탄 산티아고 성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벽화와 낙서
순례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많은 벽화와 낙서를 보게 됩니다. 순례자들에 대한 내용이거나 엄청나게 큰 글씨들을 그려놓은 것,
또는 지저분할 정도로 휘갈겨놓은 낙서 등 종류와 크기, 장소 등이 다양합니다.
동호회에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낙서에 대해 논쟁이 이어집니다. 남들도 하는, 그들의 문화이니 그러려니 하라는 의견에, 남들이 한다고
우리도 거기까지 가서 나라 망신시킬 일이냐는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
한글로 쓰인 차 조심이라는 조언은 고맙고 반가웠습니다.





산토 도밍고 대성당 안의 닭장
대성당 안 성인의 묘소 앞에 닭을 키우고 있는 닭장이 있습니다. 한 가족 순례자가 이 마을에 머물렀답니다. 여관주인 딸이 아들에게 사랑을 고백했으나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도둑으로 몰았고
, 결국 교수형에 처해졌다지요.
순례를 마친 부모가 다시 와보니 아들은 성인의 도움으로 살아있었다지요. 보고를 받은 판관이 자신이 막 먹으려던 구운 닭이 살아나면 믿겠다고 하자
식탁의 구운 닭이 날아올랐답니다
.
교황의 허락으로 성당 안에서 살아있는 닭을 키우게 되었고, 지금까지 유명한 볼거리이자 신앙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왕립 묘지
순례길에는 여러 성당 안에 왕이나 유명인사의 무덤이 있습니다.
순례 시작 후 처음 만나는 팜플로나의 대성당에는 과거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던 도시를 하나로 만든 카를로스3세 왕 부부의 묘가 있습니다.
또 부르고스의 산타마리아 대성당에는 영화로도 잘 알려진 엘시드와 아내의 묘가 중앙에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나헤라의 왕립 산타 마리아 수도원에는 귀족들의 무덤인 기사들의 회랑을 지나 왕들의 묘지가 있습니다.
나는 어떤 색깔,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늦은 가을 뒤늦게 코비드를 치르며 칠순이 넘어 시작한 20회 연재를 끝냅니다.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그동안의 성원과 격려 고맙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댓글 0개

2022.11.18
2023.01.03
비밀번호 확인
작성 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