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안
최신안보이슈
2026년 북한 제9차 당대회 분석과 시사점
2026.04.04 Views 8 관리자
조선로동당 제9차 당대회 분석과 시사점
2026년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소집된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북한 정권이 지난 5년간의 대내외적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5년(2026~2030)의 국가 운영 방향을 선포한 가장 권위 있는 정치 행사였다. 이번 대회는 5,000명의 대표자가 집결한 가운데 김정은의 유일지도체제를 사상적·제도적으로 완결 짓고, 한반도 정세를 적대적 두 국가의 대결 구도로 고착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번 북한의 당대회는 단순한 내부 행사를 넘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군사적 위협의 고도화와 대남 전략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1. 제9차 당대회의 정치-사상적 배경
이번 제9차 당대회는 북한이 2021년 제8차 대회에서 제시했던 과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자평하며, 김정은 개인의 우상화와 사상적 권위를 선대 수령들의 반열, 혹은 그 이상으로 격상시키는 데 주력하였다. 김정은은 보고를 통해 지난 5년을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의 새 흐름을 개척한 기간으로 규정하고, 자주-자립-자위의 국가건설 노선을 당의 생명선으로 재천명하였다.
가. 선대 수령의 그늘을 벗어난 김정은 유일영도체계의 확립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치 이데올로기의 사상적 독립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계승하면서도 사실상 김정은주의를 당의 최고 강령적 지침으로 확립하였다. 이는 당규약 개정을 통해 새 시대 5대 당건설 노선(정치, 조직, 사상, 규율, 작풍)을 명문화함으로써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훈 통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자적인 시대적 과업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이는 곧 대남 및 대외 정책에서도 과거의 관행이나 합의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나. 후계 구도의 가시화와 지도부 인적 쇄신
지도부 인선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김정은은 자신의 딸 김주애를 미사일 총국장과 같은 군사적 직함으로 부각하며 동행시켰고, 이는 후계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한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김여정을 당 부장으로 승진시켜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하였다. 반면 최룡해, 리병철, 박정천 등 기존의 원로 세력들은 대거 탈락하거나 은퇴 형식으로 물러났으며, 그 자리를 젊고 충성심 높은 기술 관료와 현장 중심의 군인들이 채웠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김정은의 유일 영도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반영하고 있다.
2.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제도적 완성 및 대남 전략의 근본적 폐기
김정은은 제9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대한민국을 "가장 적대적인 실체"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며, 기존의 통일 담론과 민족적 유대감을 완전히 폐기하였다. 이는 남북 관계를 민족 내부의 특수 관계가 아닌,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정의하겠다는 2023년 말의 선언을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대회를 통해 공식화하고 제도화한 것이다.
가. 남북 관계의 이민족화와 영토 규정의 변화
북한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민족과 통일이라는 용어를 체계적으로 삭제하고 있다. 당규약 개정을 통해 평화 통일, 민족 대단결 등의 표현을 들어내고, 대신 대한민국을 붕괴시키고 영토를 완전히 평정해야 할 대상으로 명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헌법 개정과 연계된 영토 조항의 신설 시도이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며 자의적인 남부 국경선을 설정하고, 이 일대를 분쟁 수역화함으로써 언제든 무력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
나. 대남 기구의 해체와 대적 부서로의 전환
과거 대남 공작과 협상을 담당했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의 기구들은 사실상 정리되었으며, 대남 라인의 핵심 인사였던 김영철, 리선권 등이 지도부에서 탈락한 것은 남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제 북한의 대남 정책은 통일이 아닌 점령과 파괴를 목표로 하는 군사 작전의 영역으로 완전히 이행되었다. 이는 성우회 회원들이 오랫동안 경계해 온 북괴의 위장 평화 공세가 사라지고, 노골적인 무력 위협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3. 군사 전략의 패러다임 시프트: 핵무기 '보유'에서 '실전 운용'으로
제9차 당대회 군사 분야 보고의 핵심은 핵무력을 국가 안보의 장식품이 아닌 실제 전쟁의 수단으로 운용하겠다는 전술적 진화에 있다. 북한은 지난 5년간 핵무력 완성 선포(2017년) 이후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핵무기를 적시에, 목표한 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핵 방아쇠 체계의 정교화를 강조하였다.
가. 핵·재래식 전력의 이중 병진노선 공식화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경제와 핵무력의 병진을 넘어, 핵무력과 첨단 재래식 무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새로운 병진노선을 천명하였다. 이는 핵으로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는 동안, 고도화된 재래식 전력과 전술핵을 결합하여 대한민국을 단기간에 석권하겠다는 비대칭 기습 전쟁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600mm 대구경 방사포와 신형 240mm 방사포의 대량 배치는 대한민국 수도권을 상시적인 타격 사정권에 넣고 화력 밀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이다.
나. 첨단 기술군으로의 혁신과 군사 교육 혁명
김정은은 현대전의 양상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여주듯 인공지능과 무인 체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북한군을 첨단 기술군으로 개편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를 위해 군사 교육과 훈련의 근본적 혁신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북한군의 고질적인 장비 노후화와 보급 문제를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질적인 전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4. 대외 전략: 다극화 세계 질서 편승과 러-북 군사 동맹의 심화
북한은 국제 정세를 신냉전을 넘어선 다극화의 과정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들과의 연대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외교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가. 러시아 파병의 정치적 정당화와 전략적 실익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병력 파병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이를 반제 자주를 위한 숭고한 국제주의적 의무로 묘사하였다. 파병된 15,000명의 병력은 북한에 막대한 외화 수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핵잠수함 설계, 정찰위성 등의 핵심 군사 기술을 이전받는 지렛대가 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안보에 있어서 러시아라는 거대 변수가 북한의 뒤를 받쳐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나. 대미·대중 외교의 이중적 접근
미국에 대해서는 강대강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와 핵 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는 조건부 유연성을 발신하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가능성 등 미국의 국내 정기 변화를 틈타 남한을 배제한 채 미·북 직거래를 시도하려는 의도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통적 친선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최근의 러·북 밀착에 따른 중국의 불편한 기류를 관리하기 위해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 발전이라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하며 세심한 거리 조절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5. 경제 정책 및 사회 통제: '러시아 특수'와 자원 재집중화
북한은 지난 5개년 계획(2021~2025)이 엄혹한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고 주장하며, 특히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대규모 온실농장 완공 등을 김정은의 애민 지도력의 결과로 홍보하였다.
가.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체제 결속
김정은은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통해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하여 지방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는 대북 제재와 경제난으로 인해 소외된 지방 민심을 다독여 체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건설 사업의 이면에는 러시아 특수로 불리는 군수 물자 수출 대금이 투입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 경제가 시장 중심이 아닌 국가 주도의 자원 재집중화 체제로 회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 한류 차단 및 사상 단속의 강화
사회적으로는 외부 문화, 특히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유입에 대한 공포가 극도에 달해 있다. 김정은은 사업총화에서 주민들의 사상적 이완을 국가 존망의 문제로 다루며, 비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지시하였다. 이는 적대적 두 국가론의 내부적 적용으로, 남한을 동경하거나 동질감을 느끼는 모든 요소를 뿌리 뽑아 주민들을 전쟁 수행을 위한 동원 체제에 묶어두려는 고도의 통제 전략이다.
6. 전략적 시사점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북한이 더 이상 대화나 타협의 상대가 아니며, 오직 힘에 의한 억제만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은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ED)의 완성 및 실전화
북한의 핵 운용 전략이 실전 단계로 이행함에 따라,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핵 공유 수준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담보해야 한다. 북한이 핵 사용을 결심하는 순간 정권의 종말이 올 것임을 확신하게 할 수 있도록 연합 작전계획에 핵 대응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이를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나.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완성과 비대칭 대응력 강화
북한의 다변화된 미사일 위협과 방사포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 3축 체계의 탐지·요격·응징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야 한다. 특히 저고도 드론과 무인기 공격에 대비한 지능형 방공망을 구축하고, 우리 군도 북한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을 확충해야 한다.
다. 해양 기반 억제력 확보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
북한의 수중 핵 위협(SLBM, SSN)은 우리 안보의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우리 군도 장기 잠항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미 원자력 협정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라. 대북 정보전 및 심리전의 공세적 전환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주민들이 진실에 눈을 뜨는 것이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허구적인 동족 배신 행위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김정은 정권의 실정을 고발하는 정보 유입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심리전이 무력 대응만큼이나 강력한 억제 수단임을 강조한다.
마. 러시아-북한 군사 밀착에 대한 국제적 공조 강화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북한의 군사적 도약을 돕지 못하도록 국제 제재망을 촘촘히 재설계해야 한다.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러시아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동시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도 독자적인 첨단 무기 개발 역량을 극대화하여 북한이 감히 도발을 꿈꾸지 못할 수준의 압도적 전력을 구비해야 한다.
7. 결언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우리에게 안보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손에 쥐고 대한민국을 위협하며, 민족의 역사를 지우고 전쟁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6.25 전쟁의 참화를 겪고 조국을 지켜낸 선배 전우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북괴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안보 태세를 갖추는 데 앞장설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맞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통일 국가의 비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당장의 물리적 위협에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국가 안보에는 여야도, 진보와 보수도 있을 수 없다. 오직 강한 군대와 단결된 국민만이 북한의 핵 위협을 잠재우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 우리는 정세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각계각층에서 국가 안보의 파수꾼 역할을 다해야 한다.
제9차 당대회의 결과와 시사점은 향후 우리 군의 전력 증강 계획과 정부의 대북 정책 수립에 있어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그들의 어떠한 전술적 변화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과 강력한 의지를 발휘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2026년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소집된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북한 정권이 지난 5년간의 대내외적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5년(2026~2030)의 국가 운영 방향을 선포한 가장 권위 있는 정치 행사였다. 이번 대회는 5,000명의 대표자가 집결한 가운데 김정은의 유일지도체제를 사상적·제도적으로 완결 짓고, 한반도 정세를 적대적 두 국가의 대결 구도로 고착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번 북한의 당대회는 단순한 내부 행사를 넘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군사적 위협의 고도화와 대남 전략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1. 제9차 당대회의 정치-사상적 배경
이번 제9차 당대회는 북한이 2021년 제8차 대회에서 제시했던 과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자평하며, 김정은 개인의 우상화와 사상적 권위를 선대 수령들의 반열, 혹은 그 이상으로 격상시키는 데 주력하였다. 김정은은 보고를 통해 지난 5년을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의 새 흐름을 개척한 기간으로 규정하고, 자주-자립-자위의 국가건설 노선을 당의 생명선으로 재천명하였다.
가. 선대 수령의 그늘을 벗어난 김정은 유일영도체계의 확립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치 이데올로기의 사상적 독립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계승하면서도 사실상 김정은주의를 당의 최고 강령적 지침으로 확립하였다. 이는 당규약 개정을 통해 새 시대 5대 당건설 노선(정치, 조직, 사상, 규율, 작풍)을 명문화함으로써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훈 통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자적인 시대적 과업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이는 곧 대남 및 대외 정책에서도 과거의 관행이나 합의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나. 후계 구도의 가시화와 지도부 인적 쇄신
지도부 인선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김정은은 자신의 딸 김주애를 미사일 총국장과 같은 군사적 직함으로 부각하며 동행시켰고, 이는 후계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한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김여정을 당 부장으로 승진시켜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하였다. 반면 최룡해, 리병철, 박정천 등 기존의 원로 세력들은 대거 탈락하거나 은퇴 형식으로 물러났으며, 그 자리를 젊고 충성심 높은 기술 관료와 현장 중심의 군인들이 채웠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김정은의 유일 영도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반영하고 있다.
| 제9차 당대회 대표자 구성 변화 비교 |
제8차 대회 (2021년) |
제9차 대회 (2026년) |
증감 및 특이사항 |
| 전체 대표자 수 | 5,000명 | 5,000명 | 규모 유지 |
| 군인 대표 | 408명 | 474명 | 16% 증가, 군 중시 기조 반영 |
| 현장 일꾼 및 핵심 당원 |
1,455명 | 1,524명 | 성과 중심의 선발 확대 |
| 여성 대표 | 501명 | 413명 | 18% 감소, 가부장적 권위 강화 |
| 당·정치 일꾼 | 미상 | 1,902명 | 당 조직의 장악력 유지 |
2.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제도적 완성 및 대남 전략의 근본적 폐기
김정은은 제9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대한민국을 "가장 적대적인 실체"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며, 기존의 통일 담론과 민족적 유대감을 완전히 폐기하였다. 이는 남북 관계를 민족 내부의 특수 관계가 아닌,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정의하겠다는 2023년 말의 선언을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대회를 통해 공식화하고 제도화한 것이다.
가. 남북 관계의 이민족화와 영토 규정의 변화
북한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민족과 통일이라는 용어를 체계적으로 삭제하고 있다. 당규약 개정을 통해 평화 통일, 민족 대단결 등의 표현을 들어내고, 대신 대한민국을 붕괴시키고 영토를 완전히 평정해야 할 대상으로 명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헌법 개정과 연계된 영토 조항의 신설 시도이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며 자의적인 남부 국경선을 설정하고, 이 일대를 분쟁 수역화함으로써 언제든 무력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
나. 대남 기구의 해체와 대적 부서로의 전환
과거 대남 공작과 협상을 담당했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의 기구들은 사실상 정리되었으며, 대남 라인의 핵심 인사였던 김영철, 리선권 등이 지도부에서 탈락한 것은 남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제 북한의 대남 정책은 통일이 아닌 점령과 파괴를 목표로 하는 군사 작전의 영역으로 완전히 이행되었다. 이는 성우회 회원들이 오랫동안 경계해 온 북괴의 위장 평화 공세가 사라지고, 노골적인 무력 위협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3. 군사 전략의 패러다임 시프트: 핵무기 '보유'에서 '실전 운용'으로
제9차 당대회 군사 분야 보고의 핵심은 핵무력을 국가 안보의 장식품이 아닌 실제 전쟁의 수단으로 운용하겠다는 전술적 진화에 있다. 북한은 지난 5년간 핵무력 완성 선포(2017년) 이후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핵무기를 적시에, 목표한 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핵 방아쇠 체계의 정교화를 강조하였다.
가. 핵·재래식 전력의 이중 병진노선 공식화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경제와 핵무력의 병진을 넘어, 핵무력과 첨단 재래식 무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새로운 병진노선을 천명하였다. 이는 핵으로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는 동안, 고도화된 재래식 전력과 전술핵을 결합하여 대한민국을 단기간에 석권하겠다는 비대칭 기습 전쟁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600mm 대구경 방사포와 신형 240mm 방사포의 대량 배치는 대한민국 수도권을 상시적인 타격 사정권에 넣고 화력 밀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이다.
| 북한 제9차 당대회 국방발전 5개년 계획(2026~30) 핵심목표 |
전략적 함의 | 대응 시사점 |
| 수중 핵 타격 플랫폼 (SSN, SLBM) 실전 배치 |
남한의 측면 및 후방 위협, 한미 해군력 상쇄 |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확보 및 대잠 능력 강화 |
| AI 기반 무인 공격 복합체 및 드론 전력화 |
저비용·고효율의 비대칭 타격, 우리 방공망 무력화 |
AI 기반 지능형 방공망 및 드론 대응 체계 구축 |
| 군사정찰위성 및 대위성 공격 자산(ASAT) |
감시정찰 능력 고도화 및 한미 위성 자산 위협 |
독자적 정찰 자산 확충 및 우주 안보 협력 강화 |
| 전술핵 무기 다변화 및 핵 지휘통제 체계 강화 |
핵 사용 문턱 하향, 대한민국 전역에 대한 핵 위협 |
한미 핵협의그룹(NCG) 기반 실질적 핵 억제 |
| 극초음속 미사일 및 다탄두 체계(MIRV) |
미사일 방어망(KAMD) 회피 및 동시 다발 타격 |
다층적 미사일 방어 체계 조기 완성 및 요격 고도화 |
나. 첨단 기술군으로의 혁신과 군사 교육 혁명
김정은은 현대전의 양상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여주듯 인공지능과 무인 체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북한군을 첨단 기술군으로 개편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를 위해 군사 교육과 훈련의 근본적 혁신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북한군의 고질적인 장비 노후화와 보급 문제를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질적인 전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4. 대외 전략: 다극화 세계 질서 편승과 러-북 군사 동맹의 심화
북한은 국제 정세를 신냉전을 넘어선 다극화의 과정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들과의 연대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외교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가. 러시아 파병의 정치적 정당화와 전략적 실익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병력 파병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이를 반제 자주를 위한 숭고한 국제주의적 의무로 묘사하였다. 파병된 15,000명의 병력은 북한에 막대한 외화 수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핵잠수함 설계, 정찰위성 등의 핵심 군사 기술을 이전받는 지렛대가 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안보에 있어서 러시아라는 거대 변수가 북한의 뒤를 받쳐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나. 대미·대중 외교의 이중적 접근
미국에 대해서는 강대강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와 핵 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는 조건부 유연성을 발신하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가능성 등 미국의 국내 정기 변화를 틈타 남한을 배제한 채 미·북 직거래를 시도하려는 의도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통적 친선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최근의 러·북 밀착에 따른 중국의 불편한 기류를 관리하기 위해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 발전이라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하며 세심한 거리 조절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5. 경제 정책 및 사회 통제: '러시아 특수'와 자원 재집중화
북한은 지난 5개년 계획(2021~2025)이 엄혹한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고 주장하며, 특히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대규모 온실농장 완공 등을 김정은의 애민 지도력의 결과로 홍보하였다.
가.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체제 결속
김정은은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통해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하여 지방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는 대북 제재와 경제난으로 인해 소외된 지방 민심을 다독여 체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건설 사업의 이면에는 러시아 특수로 불리는 군수 물자 수출 대금이 투입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 경제가 시장 중심이 아닌 국가 주도의 자원 재집중화 체제로 회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 한류 차단 및 사상 단속의 강화
사회적으로는 외부 문화, 특히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유입에 대한 공포가 극도에 달해 있다. 김정은은 사업총화에서 주민들의 사상적 이완을 국가 존망의 문제로 다루며, 비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지시하였다. 이는 적대적 두 국가론의 내부적 적용으로, 남한을 동경하거나 동질감을 느끼는 모든 요소를 뿌리 뽑아 주민들을 전쟁 수행을 위한 동원 체제에 묶어두려는 고도의 통제 전략이다.
6. 전략적 시사점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북한이 더 이상 대화나 타협의 상대가 아니며, 오직 힘에 의한 억제만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은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ED)의 완성 및 실전화
북한의 핵 운용 전략이 실전 단계로 이행함에 따라,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핵 공유 수준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담보해야 한다. 북한이 핵 사용을 결심하는 순간 정권의 종말이 올 것임을 확신하게 할 수 있도록 연합 작전계획에 핵 대응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이를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나.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완성과 비대칭 대응력 강화
북한의 다변화된 미사일 위협과 방사포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 3축 체계의 탐지·요격·응징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야 한다. 특히 저고도 드론과 무인기 공격에 대비한 지능형 방공망을 구축하고, 우리 군도 북한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을 확충해야 한다.
다. 해양 기반 억제력 확보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
북한의 수중 핵 위협(SLBM, SSN)은 우리 안보의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우리 군도 장기 잠항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미 원자력 협정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라. 대북 정보전 및 심리전의 공세적 전환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주민들이 진실에 눈을 뜨는 것이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허구적인 동족 배신 행위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김정은 정권의 실정을 고발하는 정보 유입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심리전이 무력 대응만큼이나 강력한 억제 수단임을 강조한다.
마. 러시아-북한 군사 밀착에 대한 국제적 공조 강화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북한의 군사적 도약을 돕지 못하도록 국제 제재망을 촘촘히 재설계해야 한다.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러시아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동시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도 독자적인 첨단 무기 개발 역량을 극대화하여 북한이 감히 도발을 꿈꾸지 못할 수준의 압도적 전력을 구비해야 한다.
7. 결언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는 우리에게 안보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손에 쥐고 대한민국을 위협하며, 민족의 역사를 지우고 전쟁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6.25 전쟁의 참화를 겪고 조국을 지켜낸 선배 전우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북괴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안보 태세를 갖추는 데 앞장설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맞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통일 국가의 비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당장의 물리적 위협에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국가 안보에는 여야도, 진보와 보수도 있을 수 없다. 오직 강한 군대와 단결된 국민만이 북한의 핵 위협을 잠재우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 우리는 정세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각계각층에서 국가 안보의 파수꾼 역할을 다해야 한다.
제9차 당대회의 결과와 시사점은 향후 우리 군의 전력 증강 계획과 정부의 대북 정책 수립에 있어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그들의 어떠한 전술적 변화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과 강력한 의지를 발휘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다음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