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안보 개념은 2001년 9월 11일 일어난 9·11사태 이후 확고하게 잡았다. 1970년대 일본에서 포괄안보라는 용어가 등장했으나, 현재 포괄안보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당시 일본 오히라 총리의 포괄안보 개념은 기존 전통적 안보를 추구하면서, 군사력과 외교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국가의 모든 수단을 활용한다는 의미였다. 수단적 차원의 포괄 개념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9·11사태 이후 포괄안보 개념은 안전보장을 위협하는 원인 제공 차원의 포괄을 의미한다. 아직도 혹자는 전통적 안보 개념의 대척점에 포괄안보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진정한 포괄안보는 전통적 안보를 모두 포함한다.
전통적 안보와 포괄안보의 가장 큰 차이는 안보의 대상을 무엇으로 하는가에 있다. 전통적 안보는 안보의 대상을 국가로 하고, 포괄안보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전통적 안보도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안전보장을 추구하지만, 포괄안보는 국민을 바로 직접적인 안보의 대상으로 삼는다. 외침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전통적 안보는, 포괄안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포괄안보는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제도에 가장 적합한 개념이다. 전통적 차원의 안보인 외침으로부터 안전보장뿐 아니라, 자연재난, 인적 재난, 전염병 등은 물론, 경제운용시스템의 잘못으로부터 파생되는 금융위기 등도 안보 영역에 포함된다. 특히 정보기술(IT) 발달의 영향으로 복잡한 시스템이 고장 나서 생기는 문제도 안보 차원에서 취급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북한의 위협과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 때문에 전통적 차원의 안보에 관심을 집중했다.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기타 위협요인은 별도로 관리하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7월에 박근혜 정부는 ‘희망의 새 시대 안보전략’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아직도 전통적 안보전략이 주를 이룬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국가안보전략 개관, 국정기조 부분에서 “정부는 국가운영의 중심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전환하고”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가 안보에서 국민 안보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왜 전통적 안보가 포괄안보로 바뀌고 있는가? 그것은 사회발전의 영향이다. 특히, 경제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일차산업 사회에서 국민 개개인의 삶은 국가가 아니라 개인의 책임이었다. 농업 사회에서 개인의 의식주와 삶은 거의 자급자족이었다. 조금 더 나아가 개인 차원의 교환이 이뤄지는 상거래 정도였다. 그렇더라도 개인적 삶은 개인이 책임졌다. 다른 말로 하면 사회적 시스템이 단순하게 작동하는 복합체였다.
이런 시대의 안보 위협은 오로지 외국의 침입이었다. 따라서 국가는 외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면 됐다.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여겼고, 국가가 개입할 영역이 아니었다.
산업 사회가 발전하고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전됨에 따라 이제 국민은 자급자족을 할 수 없게 됐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거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한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 모든 삶을 영위하는 활동은 개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민주주의제도 아래서 국가의 역할은 국민 모두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는 수준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오늘날 국가는 국민을 모든 국정의 중심에 두고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 한다. 이것은 국가의 존재 목적에 부합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요컨대 위협의 원인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국민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안보 개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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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프로필 : 육군사관학교 졸업, 국제정치학 박사, 제12보병사단장, 예비역 육군 소장, 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 현 안보문제연구소 이사, 현 서울시립대·건국대 교수
▲저서:<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지나?>(번역서·2000) <전략이란 무엇인가?>(2006) <화력마비전> (2010) <유리한 경쟁의 틀로 바꿔라>(2011) <세월호를 넘어 멋진 세상으로>(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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