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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베트남전 패배의 전철을 밟을까 두렵다

2020.05.26 Views 621 관리자

월남전에서 미국은 역사적으로 처음 패배하였다. 전술에서는 이겼으나 전략적으로 실패하였고 전투(Combat)에서는 이겼으나 전쟁(War)에서는 졌다고 한다. 여러 가지 분석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군 기강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병사들의 상습적인 마약 복용, 하극상에 의한 상관 살해, 허위 전과보고, 상급부대와 워싱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허위보고, 각종 사건 사고의 은폐와 축소, PX 물품 부정유출 등 각종 전쟁 범죄와 부정사건이 자행되었다. 장교와 지휘관들은 무능하고 비겁하였으며 부실한 부대관리로 병사들은 싸우려 하지 않았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우리 군의 군 기강 사고는 정상적인 병영의 분위기에서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사고의 질적인 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상급자 야전삽 폭행, 부사관에 의한 장교 성추행, n번방에 현역 병사 가담, 국가 재난상황에서 음주 및 추태 등 개인의 일탈로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진다. 북한군에 의한 아군 GP 총격사건에 대응조치는 어떠했는가? 상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하기 에는 부끄러운 총기 고장 및 방치, 현장 지휘자의 즉각 대응 실종, 그리고 합참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과 부정직한 대응 등 국민들이 군의 대비를 걱정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손자는 전쟁에 대비하고 유사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上下가 같은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 국가 통치의 기본이라 하였다.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는 싸워야 할 적이 같아야 하며 군과 국민 모두를 한 마음으로 통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술적 관점에서는 군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평시부터 치열하게 훈련하고 장병들을 내 몸 돌보듯 관리하는 것이다. 작금의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남북한 군사합의로 서해는 평화의 바다가 되었으며 핵 탄도 미사일과 우리 영토를 위협하는 초대형 미사일과 방사포는 우리를 향한 것이 아니고 훈련용이라고 남의 이야기 하듯 하는 지도자들의 발언으로 군은 갈 곳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장군 인사는 어떠했는가? 임명권자의 고유 권한이라 할 지라도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장군이 발탁될 수는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을 진하게 남게 한다.

 

조직의 성공과 실패는 리더십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특히 국가와 군과 같은 조직 질서가 엄격하고 그 역할이 명확한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의 특성을 인정하고 맡은 바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 독립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과거군의 정치 관여를 막는다는 이유로 정치가 군을 간섭하고 민간 시민단체가 군의 인권을 감시한다는 이유로 참견하며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가 지휘관의 지휘 행동을 사사건건 방해한다면 군이 제 방향으로 가겠는가?

 

민주주의 군대는 있어도 군대에 민주주의는 없다는 맥아더 장군의 말은 군의 인권을 무시해도 좋다는 말이 아니라 군은 유사시 상상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군이 지향해야 할 인권과는 차별을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평생을 나라와 군에 헌신했던 예비역 장성의 한 사람으로 감히 제언한다. 군의 인사는 군에게 전적으로 위임하여 잘 싸울 수 있는 장수에게 군을 맡기자. 군의 지휘관은 정무적 판단으로 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직 헌신과 희생으로 국민의 뜻에 보답하자. 국민들은 강한 군대를 만들라고 군 지휘관들에게 요구하자. 군의 기강은 정권의 성향에 치우진 진급 및 보직, 야전부대 경시 풍조, 고급지휘관의 지나친 정무적 판단에 의한 눈치보기, 인권단체의 군의 폄훼, 국민들의 군 경시 풍조 등의 인과관계에 의해서 보이지 않게 무너진다. 전쟁은 첨단무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 기강이 군을 강하게도 하고 약하게도 하는 것이다.

 

월남전의 패배 원인을 솔직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세운 결과 미군은 세계최강으로 거듭났다. 우리 군도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 우선 군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누가 보던 안 보던 알아 주던 알아주지 않던 묵묵히 제 갈 길을 가야한다. 이제 정치권도 군을 놓아두자. 어떤 정권이 들어오던 군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우라고 주문하자. 국민들도 우리 아들 딸들이 군복 입은 것을 자랑으로 삼고 일 할 수 있도록 성원하고 인정해주자. 군의 고급지휘관들도 국민들의 눈이 무서운 줄 알고 소신껏 군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길만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것이다.

 

-성우회 정책자문위원 예)중장 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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