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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북한 비즈니스 환경

2014.09.24 Views 3214 관리자

[인사이드칼럼] 확 달라진 북한 비즈니스 환경
 
기사입력 2014.09.23 17:23:09 | 최종수정 2014.09.23 17:27:4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요즘 북한을 다녀온 외국인들에게 흔히 듣는 말이 있다. "평양에 커피숍이나 햄버거 가게를 하나 차려야겠다." 나아가 이들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게를 운영하거나, 아니면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이들은 적어도 평양이나 나선시, 신의주, 원산 같은 곳에서 서구식 식당이나 카페를 열면 돈을 벌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는 듯했다.

실제 외국인들의 북한 비즈니스 구상을 허황된 기대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커피점은 2011년에 이미 주요 도시에 생겨나 인기몰이를 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커피와 차도 장마당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영업을 중지한 일부 식당이나 식료상점들이 찻집으로 업종을 전환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커피가 대중화하고, 시장경제가 북한 사회 내부에 깊숙이 확산된 결과다. 이전과 달리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상인들이 거래와 사적 만남의 공간으로, 간부들과 부유층 자제들이 만나는 미팅 공간으로 찻집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도 이런 현상을 주시하고 있지만 수익금 중 30% 이상을 거둬들이기 때문에 재정 확충에 도움을 주는지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최근 북한 경제사회 변화의 단편일 뿐이다. 이른바 독자 혹은 자율경영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북한에서는 비즈니스가 되는 다양한 업종에서 창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북한 당국이 경영 독자성을 허용하고 기업, 농장 그리고 개인투자자에 대해 창업 투자와 영리 활동을 묵인한 결과다. 자율경제체제는 투자자가 직접 직원 채용을 하고 원료ㆍ자재 구입과 생산ㆍ판매, 수익 분배까지 직접 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에 있는 모든 생산단위에서 자율경영을 실시하기로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자율경영체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변화상은 이미 북한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북한 매체에서는 고급 아파트와 다양한 문화오락시설, 식당이나 상점 같은 크고 작은 상업ㆍ서비스 시설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문수 물놀이장에는 안마실ㆍ자외선치료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서양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 식당도 들어섰다. 북한 일반 노동자 월급의 3~4배나 할 만큼 비싼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점도 등장했다. 구찌, 프라다, 폴로, 아디다스, 나이키 등 외국 유명 브랜드 소비도 크게 늘고 있고 아파트를 고급 인테리어와 가구로 꾸며놓고 사는 주민들 생활상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물론 신흥 부유층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긴 하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만은 분명하다.

북한 당국은 내부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까지 끌어들이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미국ㆍ중국 등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조선족 포함) 사업가 200여 명을 대상으로 북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남한 기업 투자도 환영한다고 했지만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5ㆍ24 조치가 해제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분간 재외동포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할 것이다.

지금 중국 기업가들을 포함한 일부 유럽 측 투자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나라에 속해 있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미 있는 변화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ㆍ안보 리스크가 대북 투자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이 갖고 있는 적지 않은 비즈니스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은 소규모 투자를 통해 북한 비즈니스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뒤 기회가 오면 투자를 확대해 선두주자로서 이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다. 북한 내부의 경제사회적 변화와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이라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임을출 객원논설위원ㆍ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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