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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安保 책임자의 자질
2014.12.03 Views 1967 관리자
| 국가 安保 책임자의 자질 |
전인영 / 서울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안보정책을 둘러싼 갈등 정리 차원에서 지난해에 임명된 공화당 출신 온건 성향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지난 11월 24일 돌연히 사퇴시켰다. 장관의 특별한 실책보다, 이슬람국가(IS)와 이라크·시리아 문제를 둘러싼 조직 간 갈등과 헤이글의 온건 정치 성향이 경질 이유로 꼽힌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처럼 대통령을 지적한 사람도 있다. 참모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오바마 대통령의 소극적인 안보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 파워 게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직 간 치열한 경쟁과 관료들 간의 영향력 경쟁·타협은 불가피한 ‘관료정치’ 현상일 수 있고, 타협에 실패하면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다. ‘참모들의 파워는 대통령과의 거리에 반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헤이글 장관이 이끄는 펜타곤과 백악관 수전 라이스의 국가안보팀과의 경쟁 및 갈등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헤이글 장관은 지난 10월 라이스 보좌관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IS에 대한 전술적 작전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전략적 문제와 연계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당신과 나 둘 중 하나가 떠나야 한다”고 선언했다 한다. 참모들 간 갈등 조정에 나선 대통령은 국방장관보다 라이스 안보보좌관을 택했다. 이번 사태로 미국 안보정책과 대통령 및 라이스 안보보좌관의 권능이 상처를 입었다. 오바마 행정부가 직면한 미국의 안보 환경은 험난하고, 신속히 호전될 징후가 안 보인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맹위를 떨치는 IS(ISIS)는 군사적 공세와 국제법을 무시한 포로·인질 처형 등으로 악명이 높다. 미국의 정책 재조정과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절실해졌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어느 규모로 얼마나 갈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이라크 군대의 수준과 시리아 반군의 능력 등을 평가해 볼 때, 미군의 증파와 장기화가 우려된다. 부시 행정부의 유산 정리를 위해 완전 철군을 추진해 온 오바마 행정부에 사태 악화는 극히 괴롭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외 압력에 밀려 IS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이라크 군대와 시리아 반군 훈련 목적의 미군 3000명 주둔을 결정하는 등 군사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탈레반 세력의 공세로 아프간 전황 또한 심상찮다. 미국은 이번 연말까지 아프간 캠페인을 종식하고 철수하려 했으나, 9800명 정도의 미군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냉전 양상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또한 미국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유지 및 무력 개입 의지를 과소평가한 듯싶다. 동아시아에서의 중국 견제 및 미·중 경제 협력 증진 과제 또한 심각한 안보 과제다. 이란과의 핵협상은 7개월 연장하기로 했고, 유엔 인권결의안에 반발하고 있는 북한은 핵실험 운운하며 위협하고 있다. 이라크에서의 성급한 철군은 잘못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침공 8년 만이던 2011년까지 이라크에서 철군을 완료했다. 미국은 IS의 위협과 만행을 방관하면 더 큰 비극을 초래하고 그간 노력·희생을 헛되게 하고 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는 헤이글 국방장관 교체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는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야기된 의회와의 마찰 심화 및 퍼거슨 사태 같은 사회적 갈등들도 풀어나가야 한다. 오바마는 이라크·시리아 개입으로 많은 재정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이번 사태가 한국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안보정책은 신중하게 수립·이행돼야 하며, 최적의 안보 책임자를 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대통령은 인기 외에, 직무와 연관된 많은 경험과 훈련을 요한다. 헤이글 장관 경질 사태에 대한 궁극적 책임자는 대통령이다.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최종 책임자라는 사실을 분명히했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퇴임 후 미국민으로부터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미 대통령은 전략적 비전을 지니고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초당적 합의를 호소·도출하고, 국민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