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우안보전략연구원

안보 현안

2026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분석 및 시사점

2026.09.14 Views 11 관리자

2026년 상하이협력기구(SCO) 비슈케크 정상회의 분석 및 전략적 시사점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1. 2026 비슈케크 정상회의 개최 배경

2026년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개최된 제26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Council of Heads of State)는 2001년 기구 출범 이래 25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 분기점에서 거행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2025-2026년 순번 의장국 수임 기간을 결산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주재하였으며, "SCO 25년: 지속 가능한 평화, 발전 및 번영을 위한 연대(25 Years of the SCO: Together for Sustainable Peace, Development  and Prosperity)"를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하였다. 회의는 비슈케크 시내 대통령 관저 복합단지 인근 14.7헥타르 부지에 신축된 '리스 오르도(Rys Ordo) 컨벤션 홀'에서 진행되었으며, 39,000㎡ 규모의 본관과 1,238석 규모의 쿠룰타이 회의장, 8개국 정상급 전용 숙소를 가동하며 유라시아 최대 다자회의의 외교적 위상을 과시하였다.

이번 회의에는 기존 10개 정회원국인 벨라루스, 중국, 인도,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이 전원 참석하였다. 이에 더해 'SCO 플러스(SCO Plus)' 및 초청국 자격으로 몽골,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집트, 베트남, 라오스, 토고 등 총 17개국 정상급 인사와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독립국가연합(CIS),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 아시아상호협력및신뢰구축회의(CICA) 사무총장들이 대거 집결하였다. 서방 진영에서는 미국의 중앙·남아시아 특사 세르지오 고르(Sergio Gor)가 외교적 참관을 위해 참석하는 등 유라시아 지정학의 세력 재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이 입증되었다. 정상회의 종료와 함께 키르기스스탄은 파키스탄으로 차기 2026-2027년 의장국 지위를 이양하였으며, 파키스탄은 차기 의제로 연계성과 혁신을 강조하고 라호르(Lahore)를 2026-2027 문화·관광 수도로 공식 발표하였다.

구분

주요 제원 및 운영 세부 사항

공식 회의명

제26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창설 25주년 기념 회의)

일시 및 장소

2026년 8월 31일 – 9월 1일 /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리스 오르도(Rys Ordo) 홀

의장국 및 주재자

키르기스스탄 공화국 /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대통령

공식 슬로건

"SCO 25년: 지속 가능한 평화, 발전 및 번영을 위한 연대"

참석 규모

10개 정회원국 정상, 7개 초청·확대국 정상급 인사, 유엔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

차기 의장국

파키스탄 (2026–2027년 회기, 정상회의 개최지: 이슬라마바드)


2. 비슈케크 선언 및 공식 합의 문서의 세부 내용

이번 정상회의는 기구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방대한 정책적 합의를 명문화하며, 단일 공동선언 외에 27건의 부속 문건을 포함해 총 28건의 공식 성과 문서를 최종 채택하였다. 정치·안보의 중추적 문서인 비슈케크 선언(Bishkek Declaration on the 25th Anniversary  of the SCO)은 다자주의 수호와 유라시아 전략적 안정, 그리고 기구 차원의 테러·분리주의·극단주의 등 이른바 '3대 악'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전면에 천명하였다. 특히 선언문은 유엔 헌장 및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경제 제재와 강압적 통상 조치에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였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엄중히 규탄하고, 2026년 2월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조의와 더불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기초한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재확인하였다.

제도적 관점에서 가장 상징적인 진전은 SCO 헌장 개정 의정서를 채택하여 기존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한정되었던 기구의 공식 및 실무 언어에 영어(English)를 정식 추가한 점이다. 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가입 이후 지속되었던 다자간 행정 비효율과 번역 지체를 해소하고, 글로벌 사우스 및 서방 국제기구와의 정책적 상호운용성을 확대하려는 실용적 제도 개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상들은 역내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항만 및 물류센터 개발 2026-2030 행동계획'을 인가하고, 신흥 안보 및 기술 패권 경쟁에 발맞추어 데이터센터 구축 및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협력 프레임워크를 승인하였다. 환경 및 지속가능성 영역에서는 'SCO 그린 기술 회랑(2026-2030)'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청정에너지와 친환경 기술 이전의 다자간 토대를 마련하였다.

합의 범주

공식 문서 명칭

핵심 협정 내용 및 전략적 지향점

제도·규범 혁신

SCO 헌장 개정 의정서

기구 공식·실무 언어에 영어(English) 추가 및 의사소통 효율화

행정 거버넌스

SCO 집행위원회 규정

사무국 조정 권한 강화 및 분야별 실행 메커니즘 제도화

통합 안보 기구

안보 위협·도전 대응 통합 센터 규정

테러·극단주의·초국가 조직범죄 일원화 지휘 조정 센터 신설

마약 통제 체계

마약퇴치센터 규정 및 2030 행동계획

아프간 국경 지대 합성마약 및 화학 원료물질 추적 공조

정보·사이버

국제정보보안 보장 행동계획 (2026–2028)

사이버 공간 내 데이터 주권 수호 및 디지털 안보 체계 연장

물류·인프라

항만·물류센터 개발 2026-2030 행동계획

유라시아 복합물류 허브 구축 및 디지털 세관 통관 간소화

신흥 기술

지역 데이터센터 및 AI 산업 발전 컨셉

서방 기술 제재에 대응한 역내 컴퓨팅 용량 확충 및 AI 응용

에너지·생태

그린 기술 회랑 2026–2030 프로그램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 설비 확충 및 환경 회복력 증진

글로벌 외연

SCO 사무국-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 MOU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 강화 및 비서방 거버넌스 외연 확장


3. 주요 회원국 정상의 핵심 발언과 전략적 이해관계 분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 전반을 통해 '100년 만의 대변혁' 속에서 일방주의와 헤게모니가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음을 경고하며, SCO가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의 선도적 추진축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시 주석은 발전 우선주의와 개방적 세계화를 견지하는 동시에 공동안보 환경을 조성하고 주권 평등에 입각한 협의 체계를 정착시키자는 4대 제안을 내놓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은 향후 3년간 100건의 과학기술 협력 프로젝트 추진, '국제 AI 응용 협력 센터' 설립 지원, 회원국 내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비용량 각 1,000만 kW 확충을 약속하였다. 또한 시 주석은 키르기스스탄과의 별도 양자 국빈 방문을 통해 '영구적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전격 체결함으로써 중앙아시아 내륙에 대한 배타적 외교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구 출범 25년 만에 SCO가 다극 질서의 강력하고 독립적인 구심점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며, 서방의 제재 포위망을 돌파하기 위한 실물 경제 데이터를 제시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2025년 기준 러시아와 SCO 회원국 간 무역 규모가 4,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상호 무역 결제에서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이 이미 98%를 상회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서방을 '제국주의의 포식자'에 비유하며 비판 수위를 높인 푸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글로벌 사우스와 아시아 국가들의 대표성이 대폭 보강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한편, 'SCO 개발은행' 설립을 강력히 촉구하여 서방 주도 금융망(SWIFT 등)을 우회할 비서방 독자 금융 인프라의 제도화를 촉진하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연설의 초점을 엄격한 반테러리즘 원칙 수호에 맞추었다. 모디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 일체의 정치적 '이중 잣대'를 배격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자금 지원, 인력 모집, 급진주의 전파, 은식처 제공으로 이어지는 테러 생태계 전반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였다. 이는 역내 테러 조직을 묵인·지원한다는 비판을 받는 파키스탄을 다자 무대에서 우회적으로 압박한 조치이다. 아울러 모디 총리는 역내 물리적 연계성 확충 사업이 개별 국가의 주권과 영토적 보전성을 조건 없이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파키스탄 통제 카슈미르(PoK)를 관통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다만 모디 총리는 회의장 안팎에서 시진핑 주석과 2020년 국경 충돌 이후의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짧은 회동을 가졌으며,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평화적 종식을 촉구하는 등 정교한 등거리 외교 노선을 구사하였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자국이 대테러 전쟁에서 9만 명 이상의 인명 손실과 1,5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감내했음을 역설하며 대인도 방어 논리를 전개하였다. 특히 샤리프 총리는 2025년 4월 파할감(Pahalgam) 테러 사건 이후 인도 측이 일방적으로 효력을 정지한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Indus Waters Treaty)을 정면으로 겨냥하여 "수자원이 무기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항변하였다. 중앙아시아 정상들의 경우, 카자흐스탄의 토카예프 대통령이 아스타나에 SCO 개발은행 본부를 유치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2035 운송 전략을 발표하였고, 키르기스스탄의 자파로프 대통령은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의 전략적 개통을 촉구하며 실물 인프라 유치 경쟁을 전개하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서방 군사 조치에 대한 회원국들의 연대 규탄을 이끌어내며 공동 무역보험망과 'SCO 에너지 컨소시엄' 창설을 제안하였다.

국가

핵심 전략 지향점

주요 의제 및 제안 조치

잠재적 갈등 및 대립 요소

중국

다극화 질서 주도 및 글로벌 사우스 규합

100대 기술 프로젝트, AI 협력센터, 
친환경 발전망

인도의 견제 및 일대일로(BRI) 주권 침해 논란

러시아

대서방 제재 돌파 및 탈달러 금융망 제도화

SCO 개발은행 설립, 
자국 통화 결제율(98%) 강조

우크라이나 장기전에 대한 회원국들의 외교적 부담

인도

전략적 자율성 확보 및 국가 주권 수호

대테러 이중잣대 철폐, 주권 존중 물류, 
영어 공식화

CPEC 반대 고수 및 파키스탄과의 국경·수자원 충돌

파키스탄

대인도 억제력 확보 및 차기 의장국 위상 제고

CPEC 중심 연계성, 
인더스강 수자원 조약 복원 요구

대테러 책임 전가 및 인도와의 상호 외교적 공방

중앙아시아

내륙국 지리적 고립 탈피 및 개발금융 확보

CKU 철도망 건설, 
아스타나 개발은행 본부 유치

개발은행 본부 입지 등을 둘러싼 역내 회원국 간 경쟁

이란

서방 군사·경제 압박 돌파 및 역내 생존선 확보

SCO 에너지 컨소시엄, 공동 무역보험, 
탈달러 결제

중동 내 무력 분쟁 확산에 따른 역내 회원국 간 이견


4. 유라시아 안보 거버넌스의 제도적 진화와 구조적 모순

비슈케크 정상회의는 역내 안보 위협의 다변화에 대응하여 기구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안보 메커니즘 개편을 단행하였다1. 그 핵심은 기존 타슈켄트 소재 지역반테러구조(RATS)의 전통적 기능을 뛰어넘는 'SCO 회원국 안보 위협·도전 대응 통합 센터(Universal Centre  for Countering Challenges and Threats)' 설립 규정을 승인한 점이다. 이 센터는 과거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 등 이른바 '3대 악' 차단에 편중되었던 안보 협력의 틀을 초국가적 조직범죄, 합성 마약 유통, 사이버 테러, 통신 금융 사기 등 현대 비전통 복합 위협을 단일 지휘체계 내에서 총괄 조정하는 중앙 집중형 안보 플랫폼으로 진화시켰다.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의 마약 및 합성 원료물질 퇴치 행동계획과 마약퇴치센터 규정이 승인되어 아프가니스탄발 마약 자금의 불법 유통망을 사법 공조로 차단할 법적 근거가 정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정비에도 불구하고 SCO 안보 거버넌스는 회원국 간 구조적 불신으로 인한 깊은 균열을 노출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모순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규범적 적대 관계이다. 비슈케크 선언은 "테러 대응에 어떠한 이중 잣대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안을 채택하였으나, 인도는 이를 파키스탄 기반 테러 배후 세력을 겨냥한 외교적 무기로 활용한 반면, 파키스탄은 자국의 막대한 군사적 피해를 내세우며 인도 측의 압박을 반박하는 근거로 삼아 상반된 자의적 해석을 전개하였다. 또한 파키스탄이 정상회의 다자 석상에서 수자원의 무기화를 금지해야 한다며 인더스강 조약 복원을 공식 요구하자 인도가 즉각 주권적 안보 사안으로 맞서면서, 양자 분쟁이 다자 회의의 통합성을 훼손하는 구조적 병폐가 재연되었다.

대외 지정학적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회원국 간 이해관계의 불일치가 뚜렷하다. 선언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을 규탄하며 이란에 강력한 외교적 방패를 제공하였으나, 인도와 중앙아시아 주요국들은 미국 및 중동 주요국과의 안보 파트너십을 의식하여 선언 문구의 법적 구속력과 실행 조치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선언문을 통해 '다극 질서의 불가역성'을 부각한 반면, 서방과의 경제적 교류를 유지해야 하는 다수 회원국들은 개별 발언에서 평화적 대화와 영토 주권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기구 전체가 단일 안보동맹으로 결속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5. 경제·에너지 협력 및 독자 금융 결제망 구축과 쟁점

경제 및 금융 부문에서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 화두는 서방 주도의 국제금융망 통제에 대응한 '자국 통화 결제망 확충'과 'SCO 독자 금융 기구 설립'이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역내 교역 98% 이상의 현지 통화 결제율 달성은 비서방 국가 간 교역에서 탈달러화가 이미 실질적인 교역 규범으로 정착되었음을 입증한다. 이란과 벨라루스 역시 서방의 세컨더리 보이콧(제2차 제재)을 방어하기 위해 다자 통화 스와프 체계, 역내 무역·투자 재보험 기구 창설을 강력히 요구하며 금융 주권 확보를 위한 대안 메커니즘을 구체화하였다.

반면 수년간 논의되어 온 'SCO 개발은행' 설립은 회원국 간 자본 출자 비중과 본부 입지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최종 타결이 유보되었다. 카자흐스탄은 금융 특구 인프라를 보유한 아스타나를 본부 입지로 공식 제안하였으나,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역내 소국들은 대국 주도의 의사결정 독점을 우려하며 운영 지분 구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였다. 또한 중국 자본의 일방적 독주를 경계하는 인도의 미온적 태도 역시 조속한 은행 출범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질적 기구 출범의 실행 과제는 파키스탄 의장국 회기로 이양되었다.

물류 인프라 분야에서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망 착공이 역내 최대 성과로 부각되었으며, 선언문에 명시된 '항만 및 물류센터 개발 2026-2030 행동계획'을 통해 카스피해와 인도양을 잇는 복합 운송로 구축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란이 주창한 'SCO 에너지 컨소시엄'이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자원 부국의 지지를 얻으며 원유, 천연가스, 전력망의 역내 상호 연계 방안으로 논의되었고, 중국이 주도한 태양광·풍력 각 1,000만 kW 보급 계획과 연계된 '그린 기술 회랑' 프로그램이 승인되어 청정에너지 산업 생태계의 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분야

추진 프로젝트 및 제도

세부 내용 및 추진 현황

직면 과제 및 회원국 간 이견

금융 제도

SCO 개발은행

역내 독자 인프라 개발 및 산업 차관 제공 기구

아스타나 등 본부 입지 경합 및 지분 배분 이견

통화 결제

자국 통화 결제 메커니즘

현지 통화 정산 확대(러시아 교역 98% 달성)

위안화 편중 리스크 및 비기축 통화 환변동성

복합 물류

항만·물류센터 2026-2030 계획

CKU 철도 및 유라시아 내륙-해양 물류망 확충

인도의 CPEC 반대 및 표준궤 차이로 인한 비용

에너지 망

SCO 에너지 컨소시엄 구상

산유국-소비국 간 원유·가스·전력망 다자 연계

에너지 공급 가격 결정 방식 및 파이프라인 안보

친환경 기술

그린 기술 회랑 2026–2030

풍력·태양광 설비 2,000만 kW 확충 및 기술 공유

중국 신재생 부품·장비에 대한 기술 종속 심화


6. 대서방 관계 및 글로벌 다극화 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

2026 비슈케크 정상회의는 SCO가 유라시아 국경 안정화를 위한 지역 안보 협의체에서 출발하여, 서방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구조적으로 저항하는 '비서방 정치·경제 거버넌스의 대안적 구심점'으로 완전히 도약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하였다. 세계 인구의 42%, 전 세계 명목 GDP의 25%(구매력평가 기준 36%)를 아우르는 SCO의 규모는 유엔의 기능적 한계와 맞물려 글로벌 거버넌스 재편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서방의 일방적 제재를 집단적으로 거부함으로써, 기구는 서방의 제재 레짐을 무력화하는 지정학적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회의는 아프리카연합(AU)과의 MOU 체결과 아세안(베트남, 라오스) 및 중동(이집트, 튀르키예) 국가들을 아우르는 'SCO 플러스' 세션을 정례화함으로써, 기구의 외연을 글로벌 사우스 전체로 확장하는 통로를 확보하였다. 이는 서방이 구축해 온 규범 기반 질서에 대응하여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개발 우선주의를 골자로 하는 '상하이 정신(Shanghai Spirit)'을 비서방 세계의 공통 규범으로 확산시키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외연 확장이 가속화될수록 기구 내부의 전략적 응집력은 오히려 약화되는 역설적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토(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상회의 직후 나토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SCO 정회원국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천명한 사실은, 중견국들이 SCO를 반서방 블록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서방과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자간 헤징(Hedging)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강력한 반패권 연대와, 서방 시장 및 자본과의 연결고리를 단절할 수 없는 인도, 튀르키예,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실용주의적 줄타기 외교가 병존함에 따라, SCO가 일사불란한 군사·정치 동맹체로 결속되는 데는 명확한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7. 한국의 외교·안보 및 공급망 전략에 대한 시사점

외교·정무적 차원의 다층적 실용주의 전략 구축

비슈케크 정상회의에서 확인된 중앙아시아 5국의 행보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안주하기보다 서방 및 아시아 선진국들과의 다변화된 협력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기조가 뚜렷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단순한 원자재 조달 수준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 농업, 전자정부 구축 등 비정치적 기능 협력으로 심화시켜야 한다. 또한 SCO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고 아프리카 및 동남아로 다자 연계를 확장하는 만큼, 한국은 몽골, 베트남 등 유사입장국과의 양자 대화 채널을 통해 SCO 내부의 정책 기류와 규범 변화를 조기에 포착하는 다자외교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가치 외교의 축인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확고히 유지하되, 유라시아 다자 공간에서는 탈이념적 실용 협력을 구사하여 진영 대립의 위험이 양자 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전략적 방화벽을 구축하는 정교한 외교 방정식이 요구된다.

비전통 안보 거버넌스 분점에 대비한 독자 사법 공조 유지

신설된 '안보 위협·도전 대응 통합 센터'와 2026-2028 국제정보보안 보장 계획은 유라시아 역내의 치안, 사이버 주권, 마약 단속 권한이 서방 주도의 국제기구(인터폴 등)로부터 분리되어 SCO 자체 메커니즘으로 일원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역내 사이버 금융 사기나 합성 마약 유통 등 초국가 범죄 대응 시 한국 사법 당국의 직접적 접근성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 이에 대비하여 한국 경찰청 및 정보 당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역내 주요 협력국과 양자 간 치안·사법 공조 협정을 강화하고, 비상 인터폴 공조 라인을 다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러시아-벨라루스-이란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반서방 제재 회피 연대가 SCO의 제도적 보호막 아래 공고화되는 양상은 북한의 유라시아 밀착 공간을 간접적으로 확장시킬 위험이 있다. 유라시아 물류망과 금융 네트워크가 대북 제재 회피 및 불법 군사 물자 조달 창구로 전용되지 않도록 국제기구 및 우호국과의 대유라시아 모니터링 공조를 빈틈없이 가동해야 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및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리스크 통제

비슈케크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국 통화 결제율 98% 달성과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 등 독자 물류 회랑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유라시아 핵심 자원 시장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물류·금융 지배력이 현저히 강화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우라늄과 중앙아시아의 희토류, 리튬 등 미래 산업 필수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공급망의 단일 종속을 타파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 영토나 중국 일대일로망에 대한 물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카스피해를 건너 코카서스와 튀르키예를 잇는 '카스피해 횡단 국제수송로(TITR, 중간회랑)' 인프라 개발에 한국 기업과 정책 금융의 참여를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러시아와 이란이 SCO 틀 내에서 자국 통화 결제 및 독자 금융망 활용을 표준화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 제조 및 상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노출될 법적 위험성이 극도로 고조되었다. 정부와 유관 경제단체는 '유라시아 통상·금융 컴플라이언스 전담 지원 센터'를 선제적으로 가동하여, 역내 계약 체결, 현지 화폐 정산, 우회 수출입 경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외 제재 위반 소지를 사전에 정밀 실사(Due Diligence)할 수 있는 법률 지원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 유라시아 공급망의 실익을 확보하면서도 서방 제재 규범을 준수하는 양방향 리스크 관리 체제의 제도화가 한국 경제안보의 핵심 요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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