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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맺어준 `한-사우디 제약공장 건설 사업` 올초 중단

2015.03.12 Views 3184 관리자

정부가 맺어준 `한-사우디 제약공장 건설 사업` 올초 중단

한겨레 | 입력 2015.03.12 08:50 | 수정 2015.03.12 09:40
 
[한겨레]박 대통령 순방 성과에 등장한 SPC사와


일동제약, 정부 소개로 작년 MOU 체결


올초까지 성과 홍보했지만 중단 상태


`2000억 의료 수출` 미래도 불투명

지난해 정부의 주선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업체 에스피시(SPC)와 함께 사우디에 항암제 공장을 짓기로 한 국내 제약사가 최근 해당 사업을 중단한 사실이 확인됐다. `2000억원대 사우디 의료수출`과 관련해 정부가 국내 제약사 4곳에 소개한 에스피시는 매출 실적이 전혀 없는 `정체불명`의 신생·군소 업체라는 사실( ▶`2천억 수출 계약` 상대 사우디 제약사 `실체 모호`)이 드러난 가운데, 이 업체가 주도한 `한-사우디 항암제 공장 건설` 사업이 중단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시 정부는 이를 비롯해 에스피시가 참여하는 4건의 한-사우디 합작공장 건설 계획을 전하며 "2억달러 규모"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11일 <한겨레> 취재 결과, 지난해 6월25일 에스피시와 사우디 북부 수다이르 지역에 항암제 공장을 짓고 관련 기술을 이전해주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주고받은 일동제약이 올해 초 이 사업을 중단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내 대형 제약업체의 한 임원은 "일동제약이 에스피시와 손잡고 추진해온 수다이르 항암제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이미 끝난 상황"이라며 "사업 검토 단계에서 까다로운 의약품 등록 심사 절차 등 사우디 의료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100% 중단이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현재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은 없다"며 "지난해 6월 양해각서를 맺은 뒤 진척이 없는 답보 상태 정도로 해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중단 경위를 묻자 "양해각서라는 게 원래 확정된 계약과는 다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동제약과 에스피시의 항암제 공장 건설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에스피시가 지난해 `정부-기업` 간 양해각서를 맺고 추진한 `한-사우디 특화 제약단지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복지부는 당시 "한-사우디 제약단지는 사우디 에스피시와 한국 기업이 참여해 사우디 수다이르 지역에 2억달러(2000억원으로도 표기) 규모의 항암제, 수액제, 바이오시밀러(일종의 복제약), 순환기치료제 등 4개 공장을 5년 내 설립하는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4개 공장 설립 프로젝트 가운데 현재 진행되는 사업은 제이더블유(JW)홀딩스-에스피시의 수액공장 건설 건 하나다. 이는 이번에 복지부가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을 계기로 거의 똑같은 내용을 `재탕` 발표한 사업으로 여전히 양해각서 이행 단계다. 애초 에스피시가 한국 정부에 찾아달라고 요구한 건 항암제 공장을 지어줄 한국 제약사였다.

지난해 정부가 "2억달러 규모"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한-사우디 특화 제약단지 프로젝트`가 일동제약의 사업 중단으로 이처럼 `껍데기`만 남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의 주요 성과로 소개된 이번 `2000억원대 사우디 의료수출`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 등 중동 제약시장에 밝은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 의약품 관련 규정이 대단히 까다롭고 정부의 가격통제가 심한 중동 제약시장의 특성상 이곳을 뚫으려면 오랜 기간에 걸친 노력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 정부와 일부 제약사의 행태는 `쇼잉`(보여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특히 정부 부처가 직접 나서서 실체도 불분명한 외국의 민간업체를 끌어들인 뒤 이를 국내 일부 제약업체와 임의로 맺어주는 형태는, 선진국은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흔한 일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정부가 주선한 두 기업 간 항암제 공장 설립 사업이 중단된 배경에 관한 견해를 들으려고 이날 복지부 담당 국장과 과장한테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물었으나 "<한겨레>와는 더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복지부는 <한겨레>가 보낸 전자우편 질의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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