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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소원수리, 중대장이 빼거나 고쳐.. 부조리 고발 못해"

2015.04.03 Views 2105 관리자

장병들 "소원수리, 중대장이 빼거나 고쳐.. 부조리 고발 못해"

육본 심층면접 자료 입수… 병영사고 예방 부실
“사단 감찰 땐 대대장이 나서서 ‘적지 마라’ 명령”
관심사병은 ‘정상’ 조작… 간부들 ‘덮고 보자’ 팽배
경향신문 | 구교형 기자 | 입력 2015.04.03 06:01 | 수정 2015.04.03 06:09
 
현역 병사와 최근 전역자들이 육군본부가 실시한 집단심층면접(FGI)에서 잇단 병영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간부의 무관심과 관리 부재`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집단면접에서 "대대 `마음의 편지(군내 소원수리)`는 중대장·인사과장이 거르고, 사단 감찰 때는 대대장이 나서서 `적지 마라`고 당부한다"고 진술했다.

병영 부조리를 은폐하는 군내 `이중(二重) 거름장치`의 존재가 전·현직 병사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2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실이 공개한 `병영문화혁신 추진과제 시행계획에 대한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역 병사들과 최근 전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병영 부조리 예방·처치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육군본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비공개로 작성한 것으로 현역 병사(8명), 최근 전역자(8명), 입영 예정자(9명), 현역 병사 부친(8명) 등을 상대로 한 집단심층면접 결과를 담고 있다.

한 현역 사병은 "마음의 편지를 쓰면 뭐든 쓰라고 한 다음 그걸 거른다. 중간 간부가 다 거른 다음에 정말 문제가 큰 건 걸러내고 고칠 만한 건 고쳐서 올린다. 아무리 대대장이 하라고 그래도 인사과장이 걸러내고 중대장이 걸러내면 `눈먼 장님`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역자는 "대대장이 항상 하는 말이 `우린 가족이니까 마음의 편지 쓸 때 써라. 감찰이나 사단에서 내려올 때는 적지 마라`고 한다. 대대장한테 편지를 쓰는 건 대대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징계도 올라가지 않고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간부들의 `덮고 보기식` 보신주의에 대한 불신은 심층면접과 함께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병영문화혁신을 위한 개선과제 실효성 평가`에서 전·현직 병사들뿐 아니라 입영 예정자와 현역 병사 부친들도 당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검토 중이던 38개 해결책 중 `부적격 간부 조기퇴출 강화`에 평균 4.4점(5점 만점)을 부여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입영 전후 실시되는 군내 심리검사가 부적응자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현직 병사들은 "몇 달에 한 번씩 그 검사를 받게 돼 있다. 관심병사로 나오면 조치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너 비정상 나왔으니까 정상 나오게 해라`라고 그랬다" "형식적인 거라 그다지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 GP(비무장지대 내 소초), GOP(일반전초) 올라갈 때마다 했는데 후임시켜서 하고" "인원도 모자라고 비정상이 나오면 그 친구가 나가버리면 구하기 힘드니까"라고 진술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는 `군대는 점점 좋아지는데 병사들이 나약해지고 있다`는 한가한 소리에 기댈 게 아니라 군 간부 선발 과정을 내실화하고 문제 간부를 조기에 퇴출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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