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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 10월호 안보논단 `북한 미사일 발사의 또 다른 이유`

2014.10.06 Views 2130 관리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의 또다른 이유

 김성걸 

북한이 미사일 등 중장거리 무기를 올들어 계속 발사하고 있다. 북한은 민족 명절인 추석을 앞둔 96일 오전에도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올해 2월부터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 방사포, 로켓, 해안포 등은 700발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미사일만도 100여발을 헤아리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많은 중장거리 무기를 시험 발사하기는 근래에 없는 일이다.

북한은 무슨 이유로 이처럼 많은 미사일 등을 쏘아대는 것일까. 흔히 언론에서는 이에 대해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주목한다. 추석을 앞둔 발사에 대해서도 지난 828일 종료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대한 반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노동신문 등 각종 매체를 동원해 비난을 퍼붓는 사정을 감안하면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가격은 1발당 1백만~3백만 달러(102천만~306천만원)로 추산되고 있다. 100발이면 1천억~3천억원 이상을 날려보낸 셈이다. 아무리 북한 주민의 생계를 무시하는 정권이라고 하지만,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가가 이 정도의 돈을 사용하는 데에는 정권적 목표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단순한 대남 협박이 정치적 목적이라면, 이 정도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도발을 자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북한의 진짜 의도는 다른 데에 있다.

최근 북한 중장거리 무기의 대량 발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북한이 신형 무기의 개발과 기존 무기의 성능 개량을 의도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많은 시험 발사량만으로도 올해의 발사가 정치적 목적 이외에 성능 개량을 위한 시험 평가가 내포돼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성능 개량 시도를 공개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35일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의 기술로 만든 다종다형의 첨단 로케트들의 성능이 남김없이 검증되고,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최상 수준의 명중확률을 과시하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량 발사에서는 KN-09이라는 300신형 방사포(다련장로켓)의 개발이 주목되고 있다. KN-09 방사포의 사거리는 155(34)에서 190(626)까지 연장되었다. 이런 내용들을 보면 KN-09의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은 이제 북한군의 신형 방사포의 대비를 서둘러야 할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다련장로켓의 단점은 정확도인데, 이번에 등장한 KN-09는 유도장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KN-09은 유도장치를 갖춘 미사일과 격차를 줄일 수 있는데다가 짧은 시간에 대량 발사도 가능한 장점을 덧붙이면 가공할 무기로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단거리 발사체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96일에 발사된 발사체는 사거리 210km를 날아갔다. 이런 발사체는 지난 814일에도 발사된 바 있다. 이 단거리 발사체는 신형 전술미사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신형 무기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 1960년대에 미사일 개발의 시동을 걸었던 북한은 이제 주민들의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에 집중적인 투자를 지속해 이에 관한한 후발 강국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거리별로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측을 공격할 스커드, 노동 미사일은 1천발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는 시험 발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다른 우려 사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제작을 위해 일부 원자재와 부품을 다양한 통로를 통해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거의 자급자족 수준이라고 미 국가정보국이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단독 기술력으로 언제든지 신형 미사일의 개발과 성능 개량을 할 수 있다.

북한은 2000년대 들어서도 미사일의 속도전개발을 진척시키면서 빈번하면서도 다양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거듭했다. 북한은 1999년 북-미 대화에 대한 분위기 조성 명분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시험 발사를 유예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북한은 모라토리움 선언으로 1999~2003년 기간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때 자제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특히 단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중단없이 계속하였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에 KN-01, KN-02 단거리 미사일을 수십발 발사한 끝에 개발에 성공해 현재는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새로운 미사일의 개발뿐만 아니라 구형 미사일의 개량과 관련한 수상쩍은 움직임도 있다.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개발했지만, 최근에 달성한 향상된 미사일 기술을 여기에 접목해 기존 미사일의 성능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커드 미사일은 지난 227일부터 726일까지 모두 6차례 발사돼 이에 대한 성능 개량 노력에 상당히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94월 발사 이래 5년만이다.

북한은 신형 미사일의 개발에 따라 구형 로켓을 폐기하는 대담한 행동도 보이고 있다. 이는 6.25 전쟁 때 사용한 미그-15 전투기, T-34 전차를 전략물자로 분류해 오늘날까지도 작전 배치하고 함부로 처분하지 않는 사례와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이번 대량 발사 기간에 북한이 보유중인 프로그 로켓이 무려 71발 발사됐다. 북한의 프로그 로켓은 1969년에 소련에서 들여오거나 1970년대에 자체 생산된 대표적인 노후 기종이다. 북한의 프로그 로켓 보유량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프로그 로켓은 사정거리가 비슷한 240방사포와 2000년대 들어 새로 개발된 KN-02 탄도미사일에 의해 교체되는 관계로, 2010년에는 극히 일부만 남아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정황을 감안할 때 북한은 이번 시험 발사로 프로그 로켓을 거의 소진한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KN-02 미사일을 본격 배치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북한 미사일의 부정확성 때문에 북 미사일의 위협을 과소 평가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사실 북한의 스커드 계열 미사일은 2차대전 당시 독일 V-2 로켓에 비해 획기적으로 진전된 형태는 아니었다. 소련은 독일을 점령한 뒤 독일의 로켓 시설을 본국으로 이송해 스커드 미사일을 만들었다. 북한은 잘 알려진대로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을 다시 복제했다. 독일의 런던 미사일 공격은 무차별적이었으며, 군사시설에 대한 피해는 거의 없었고 민간인 피해만 낳았다.

그러나 미사일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군사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2차대전 시 연합군은 독일의 로켓 기지를 찾아 장거리 폭격을 감행하는 석궁작전(Operation Crossbow)에 공군 전력의 상당부분을 할양해야만 했다. 장거리 폭격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요격 전투기와 대공포화에 의해 많은 공군력의 희생을 감당해야만 했다. 걸프전에서도 다국적군은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이 발사되자 스커드 사냥 작전(Scud Hunting Operations)을 대대적으로 실행했다. 즉 미사일 위협 충격은 탄도미사일 대응작전의 요구로 군사전략에 영향을 미치며, 아군 공격세력의 분산(Diversion)을 불가피하게 했다.

또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이라크가 발사하는 미사일에 화학탄두가 장착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이란 수도 테헤란의 시민 100만여명이 공포 속에서 도시를 탈주하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결국, 이란은 미사일의 심리적정치적 충격 때문에 불리한 평화협정안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제 북한 미사일은 단순 협박용이 아니다.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개발을 장기적 목표에 따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거리 무기의 대량 발사는 즉흥성이 아니다. 미사일의 군사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무기의 개발하고, 새로운 기술을 시험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심리적정치적 차원에서 분석하는 것은 물론 군사적 차원에서도 그 영향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북한 미사일 의 기술 진전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도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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