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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作權 전환 재연기, 문제가 끝난 건 아니다
2014.11.03 Views 2085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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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戰作權 전환 재연기, 문제가 끝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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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03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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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등 북한 위협 진화로 연기… 한반도 안보 유지 안정에 긍정적
미국에 안보 의존하는 문제 남고 北에 대응할 자체 능력 약화 우려
근본적인 대북 억제력 구축하며 軍 신뢰 회복해 국민 지지 확보를-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지난 23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연기하여 `시기`가 아니라 한반도 안보 환경, 한국군의 연합 방위 주도 능력, 한국군의 대응 능력 등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용산기지 내 한·미연합사령부 본부와 동두천에 주둔하고 있는 미 제2사단의 화력지원여단도 현 위치를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완성되는 2020년대 중반경 전작권 전환이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과 핵 협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연기한 것은 안정적인 한반도 안보 유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수도권에 대한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과 기갑부대의 남침을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210화력여단이 수도권 이북 지역에 잔류하는 것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한국의 국방부와 합참은 서울에 있는데 한·미연합군을 작전통제하는 전투지휘부는 평택에 있는 불합리성도 해소됐다.
이로써 지난 8년간 한·미동맹과 관련한 논란의 중심이었던 전작권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작권은 전쟁 시에만 작동되는 것으로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안보 문제이고 국가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데, 불필요한 논쟁으로 국력을 소모했던 아쉬움이 크다.
정부는 한국 주도의 연합 방위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는데, 또다시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의 위협이 진화한다는 것이다. 예정된 전작권 전환 시점에 와서 핵탄두 소형화 및 무인기 등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선 우리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물론 완전한 자주국방은 불가능하며 동맹을 통해 더 굳건한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며 10~20년 내에 제1의 경제 대국으로 등장할 중국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가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중 경제 관계를 고려해 한·미 동맹 관계를 약화시킬 수는 없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우리의 고민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또 대미 안보 의존 구조가 지속됨으로써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체 능력을 기르는 의지가 약화되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복지에 대한 투자 증대가 방위력 개선 사업의 축소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잔류가 결정된 미군기지 주변 주민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진화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북 억제력 구축이 필요하다. 상대가 나를 공격할 경우 상대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억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교과서적인 억제의 개념이다. 무조건 제일 비싼 무기가 아니라 어떤 무기 체계가 우리에게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방어에만 급급해서는 끊임없는 위협과 협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국방비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군(軍)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군 내 폭력 및 총기 사고, 성폭력 문제, 무기 도입 비리 등이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군에 대한 전폭적인 국민적 지지를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21세기의 군으로 환골탈태하여 독자적 대북 억제 역량을 갖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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