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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래적 동맹관과 인도-태평양 전략 분석 및 시사점

2026.05.15 Views 51 관리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래적 동맹관과 인도-태평양 전략 분석 및 시사점

본 내용은 2026년 5월 1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에서 개최한 세미나 내용에 대한 요약 및 분석보고임.

 

1. 글로벌 패권 질서의 구조적 변동

2025년 12월 발표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NSS)는 미국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유지해 온 글로벌 패권국으로서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재규정하며, 국제 질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공식 선언하였다. 이 문서가 제시한 가장 상징적인 개념은 '아틀라스(Atlas) 시대의 종식'이다. 미국이 신화 속 거인 아틀라스처럼 전 세계의 안보와 경제 질서를 홀로 떠받들며 공공재를 제공하던 역할에서 물러나, 철저하게 자국의 실익을 우선시하는 거래적 행위자로 변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러한 인식의 기저에는 미국이 글로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 온 비용이 자국민의 안전과 본토 방어라는 국가 본연의 임무를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깔려 있다.

트럼프 2기 NSS는 경제 안보를 국가 안보의 최상위 순위에 배치함으로써, 강력한 경제력이 곧 군사력의 토대이자 국가 생존의 필수 요소임을 명시하였다. 이는 제조업 부흥, 에너지 지배력 확보, 무역 불균형 해소, 첨단 기술 주도권 선점, 그리고 방산 기반 재건이라는 구체적인 과제로 구체화된다. 특히 미국은 중국을 단순히 경쟁하는 상대를 넘어 '대등한 수준의 경쟁자(near-peers)'로 규정하였으며, 이로 인해 인도-태평양 지역은 21세기 전 세계의 운명을 결정지을 핵심적인 전략적 격전지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거시적 환경 변화 속에서 한반도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적 우선순위와 중국의 반격이 교차하는 지점이 되었으며, 한국은 기존의 동맹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2025 NSS) 핵심 요소

주요 내용 및 전략적 함의

아틀라스 시대의 종식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공재 제공 중단 및 선택적 개입주의 천명

경제 안보의 안보화

제조업, 에너지, 기술 패권을 국가 안보의 토대로 격상

중국의 위상 재정의

중국을 '대등한 수준의 경쟁자'로 규정하고 전방위적 압박 강화

인도-태평양 우선주의

역내 안보 부담의 동맹국 전가 및 소다자 네트워크 활용

거래적 동맹관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및 전략적 기여에 따른 보상 체계 확립

 

2. 인도-태평양 질서의 소다자주의적 재편과 동맹 리스크 관리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인도-태평양의 안보 구조는 미국의 직접적인 대규모 군사 전개보다는 동맹국들 간의 촘촘한 네트워크인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 틀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AUKUS, QUAD, 그리고 한미일 3국 협력은 이러한 전략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자국이 직접 감당해야 할 안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동맹국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주요 우방국들에 대해서는 제1 도련선(First Island Chain)을 방어하기 위한 구체적인 군사적 역할과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게 있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한편으로는 한미일 안보 협력이 심화되면서 북핵 및 역내 위협에 대한 억제력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일방적인 전략적 유연성 확대 요구로 인해 한국이 원치 않는 역내 분쟁에 휘말릴 리스크도 증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의 결속력보다는 동맹을 통한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누려온 안보 혜택에 대한 상응하는 대가를 끊임없이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한미동맹은 이제 제도적 관성에 의존하기보다는, 양국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산과 협력 모델을 발굴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대응 전략은 동맹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현대화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대개조는 단순한 수사적 위협이 아니라 국제 질서의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의 안보 우산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맹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이 보유한 레버리지 자산, 특히 조선업 역량과 방위 산업 인프라를 미국의 전략적 결핍을 메우는 도구로 활용하는 등 거래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3. 2026년 5월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 전망

2026년 5월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2기 미중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2017년 이후 약 9년 만에 이루어진 미국 정상의 방중은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인 환대'와 '심볼릭한 행보'로 가득 찼으나,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에서는 무역, 기술 통제, 대만 문제, 그리고 당시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던 중동 전쟁 이슈를 둘러싼 치열한 격론이 오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여섯 차례가 넘는 만남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국의 전략적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관세 압박'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활용할 것이다.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이란 문제로 전망된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산 석유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며 중동의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였으며, 중국에 대해 이란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을 가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대만 해협의 안정과 관련하여 양국은 각자의 '레드라인'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으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통 채널 유지에는 합의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담 당시 논의되었던 '무역 휴전'의 연장선상에서 대규모 농산물 구매와 시장 개방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었으나, 첨단 반도체 및 AI 기술 통제에 대해서는 양보 없는 평행선이 지속될 것이다.

2026년 5월 미중 정상회담 주요 의제

내용 및 시사점

무역 및 관세 전쟁

고율 관세의 추가 부과 유예와 대규모 미산 농산물(대두 등) 구매

이란 및 중동 전쟁

중국의 이란 석유 구매 중단 요구 및 항행의 자유 보장

기술 패권과 AI

반도체 장비 및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지속과 중국의 자립 시도 갈등

대만 문제

미국의 '현상 유지' 지지와 중국의 '핵심 이익' 강조 사이의 긴장관리

북핵 및 한반도

핵심 의제에서는 제외되었으나 이면에서 미북 접촉 가능성 타진

한반도 안보 측면에서 이번 방중의 가장 큰 파장은 '북핵 문제의 주변화'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이 산적한 경제 및 중동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북한 문제를 협상 순위에서 뒤로 미루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병광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북러 밀착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기보다는 자국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도구로만 활용하려 했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한국이 미중 간의 거대 담판 과정에서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의 위기를 고조시키며, 향후 미북 간의 직접 대화가 한국을 건너뛰고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4.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 연합 지휘 체계의 구조적 변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은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 논의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과거의 전작권 전환이 국가 주권과 자주 국방의 차원에서 접근되었다면,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동맹' 기조 하에서 방위비 분담금 절감과 안보 리스크 분산이라는 실리적 차원의 과제로 변모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한 국가임을 강조하며 미국이 더 이상 한반도 방위의 무거운 짐을 홀로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주도의 방위 체계 구축, 즉 신속한 전작권 전환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속한 전작권 전환은 한국에게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군사령부(CFC) 체제는 한반도 방위에 있어 한국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으며,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이나 역할 변경 시도에 대해 보다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특히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을 대만 해협 등 역외 작전에 투입하려 할 때, 전작권을 보유한 한국은 한반도 안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미 연합 지휘 체계와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 간의 권한 중첩 문제는 심각한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지휘 권한의 불명확성은 위기 시 Deterrence(억제)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만약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주한미군이 그곳으로 투입될 경우, 누구의 지휘를 받느냐에 따라 한반도 억제력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추진함에 있어 단순한 지휘권 환수를 넘어, 한미 동맹 내에서 '한국 주도-미국 지원'의 새로운 상호운용성 표준을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첨단 무기 체계의 조기 전력화와 지휘·통제·통신(C4I) 자산의 독자적 확보를 가속화해야 하며, 이는 미국 측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응하는 강력한 논거로도 작용할 수 있다.
 

5.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한 세 가지 핵심 축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다극화 질서 속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은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확보로 수렴된다. 이는 단순히 특정 국가로부터 멀어지는 고립주의가 아니라, 국제 사회의 룰을 중시하는 국가군과 긴밀히 협력하면서도 한국의 핵심 이익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결정권을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자강', '동맹', '연대'라는 다층적 외교 안보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자강(Self-reliance)'은 전략적 자율성의 물적 토대이다. 한국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독자적인 억제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로봇공학, 무인 무기 체계 등 첨단 국방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여 미래 전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해양 안보 분야에서 잠수함과 수상함 건조 역량은 한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 중 하나이다. 미국 내 함정 건조 및 정비(MRO) 인프라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한국의 조선업 역량은 한미 동맹의 결속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둘째, '동맹(Alliance)'의 현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속성을 역이용하는 고도의 외교적 기술을 요구한다. 한미동맹을 전통적인 군사 동맹을 넘어 통상, 첨단 기술, 공급망이 결합된 포괄적 '가치-실익 동맹'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한국의 대미 투자가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고, 이를 안보 공약의 확실성과 연계해야 한다. 특히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한국의 간접적 안보 기여(미제 무기 구매, 기지 제공 등)를 수치화하여 제시함으로써 논리적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

셋째, '연대(Solidarity)'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권력 사이에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넓히는 전략이다. 규범 기반 국제 질서와 자유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네덜란드, 호주, EU 국가들과의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강대국의 일방주의적 압력에 공동 대응하는 완충 지대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한국이 주도권을 가진 분야에서는 유사 입장국들과의 공급망 연대를 통해 미국의 기술 통제나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 대한 회복력(Resilience)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한 3축 구상

핵심 과제 및 기대 효과

자강(自强)

첨단 무기 독자 개발, 전작권 조기 전환, 조선업 레버리지 활용

동맹(同盟)

한미 경제-안보 연계 강화, 방위비 분담금의 전략적 협상

연대(連帶)

유사 입장국(Middle Powers)과의 공급망 협력 및 다자주의 규범 옹호

 

6. 경제 안보의 대전환과 통상 리스크에 대한 입체적 대응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은 '무역은 곧 전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상호무역법(Reciprocal Trade Act)과 보편적 관세 도입은 한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2025년 중반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관세 폭풍은 단순히 무역 적자를 줄이는 목적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 기업들의 핵심 생산 시설을 미국 본토로 강제 이전시키는 '제조업 약탈'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산업 공동화와 경제 성장의 동력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 프레임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그들의 이익과 한국의 국익을 일치시키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 확보 정책에 발맞추어 미국산 원유와 LNG 수입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대미 무역 흑자를 조정하고, 이를 관세 면제나 인하의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가 미국의 국방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배터리 공장이 미국 군용 차량의 전동화에 기여하고 한국의 조선소가 미 해군의 정비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을 가속화하되,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한 '관리가능한 의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미중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의 기술 통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도, 한국의 독보적인 제조 역량을 무기로 삼아 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이나 공동 연구의 혜택을 얻어내는 '기술 외교'가 수반되어야 한다. 경제 안보 전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여 통상과 안보가 결합된 융합적 현안에 대해 신속하고 입체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7. 회복력과 유연성에 기반한 디지털 및 해양 안보 전략

트럼프 2기 시대의 인도-태평양 질서에서는 물리적 충돌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과 해저 인프라를 둘러싼 '그레이 존(Gray Zone)' 작전이 국가 안보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였다. 특히 전 세계 데이터 전송의 95% 이상을 담당하는 해저 통신 케이블은 지정학적 분쟁의 타겟이 되고 있으며, 대만 해협 등에서 발생하는 의도적인 케이블 훼손은 정보 고립을 초래하는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해양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서 이러한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대칭 위협에 대한 '디지털 회복력(Digital Resilience)'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적대 세력의 공격을 처벌하는 것을 넘어,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기능을 신속히 복구하고 우회 경로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동맹국 스스로의 준비태세'와도 일맥상통하며, 한국이 역내 해양 안보의 주요 행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안보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여 함정 건조, 유지, 보수 분야의 협력을 주도해야 한다. 미 해군이 직면한 수상함 및 잠수함의 노후화 문제는 한국 조선업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인프라를 미국과 공유함으로써 한미 동맹의 질적 수준을 '군사-산업 동맹'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는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강력한 보험이 될 것이며, 미국의 역내 영향력 유지에도 필수적인 기여가 될 것이다.
 

8. 전략적 시사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에게 익숙했던 안보와 경제의 안온한 울타리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제 아틀라스의 짐을 내려놓고 동맹국들에게 각자도생과 더 큰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질서의 지각변동은 한반도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있으며,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는 북핵 문제의 소외와 코리아 패싱이라는 실존적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거시적 대응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 첫째, 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한반도 방위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와 역할 변경 시도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8 둘째,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산업 기술과 조선업 역량을 동맹의 레버리지로 삼아 미국이 거절할 수 없는 전략적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중견국 연대를 강화하여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고, 규칙 기반의 세계 질서를 수호함으로써 국가의 위상을 지켜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 시대의 한국 외교 안보 전략은 '회복력'과 '유연성', 그리고 '실용적 거래'의 조화 속에 있어야 한다. 명분에 집착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국익을 앞세운 거래적 접근을 취하되, 그 기저에는 한국이 스스로를 지키고 세계 질서에 기여할 수 있는 물적·정신적 역량을 갖추는 '자강'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격변하는 인도-태평양 질서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고 국가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대한민국성우회 안보전략연구원장 김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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