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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 7월호 안보논단] 내실있는 신 북방정책 추진과 한.러미래비전
2019.08.01 Views 1160 관리자
내실 있는 신(新)북방정책 추진과 한러 미래비전
윤지원교수(상명대 국가안보학과)
1953년 7월 27일 윌리엄 해리슨 미 육군 준장과 남일 북한 인민군 대장이 정전협정 서명을 위해 판문점 회의장에 도착했다. 잘 알려진 대로 오전 10시 이들이 서명에 걸린 시간은 단 11분이었다. 3년 1개월 2일 만에 수많은 희생과 피해를 초래했던 전쟁의 포성을 종결하고 다시 분단국이 되는데 걸린 시간은 참으로 짧았다. 정전협정은 63개 항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분계선을 설치하고, 양측은 완충지대로서 비무장지대(DMZ) 설치였다. 남북으로 각각 2km이었지만 양측 비무장지대를 잠식해 들어와 불과 200m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곳도 생겼다.
정전협정 66년 동안 한반도에서 평화 보장보다는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남북 간 기나긴 불신의 벽을 해소하고 불안한 정전협정이 지속되면서 영구적 평화를 보장할 평화협정에 대한 갈망이 높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 등 남북 관계의 새로운 관계 모색으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활발해졌다. 어쨌든 남북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마무리하려는 노력과 비핵화 속도를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이 도출되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구소련 해체 이전 1990년 9월 3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양국 간 역사적인 수교가 이뤄졌다. 구소련은 서울과 평양에 최초 대사관을 설치한 강대국이 됐다. 이어 동년 12월 노태우 대통령이 최초로 모스크바를 방문해서 국제사회에 양국 간 ‘친선, 신뢰, 협력 관계 모색’을 선언했다. 1992년 12월 31일 구소련 해체 이후 민주주의 국가인 러시아연방으로 탈바꿈이후 오늘날까지 한러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교육, 방산, 우주기술협력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08년 한러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부상했다. 양국 정상들의 상호방문과 정상회담이 수차례 이어졌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하원(Duma․두마)에서 양국 관계를 되돌아보고 한러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연설을 했다.
올해 한러 수교 29주년이다. 그렇다면, 양국 간 고위급 전략대화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5월 28일 문희상 국회의장은 양국 간 제1회 고위급협력위원회 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문 의장은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Vyacheslav Viktorovich Volodin) 하원의장을 만나 양국 의회 간 교류·협력 활성화 및 양국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의장은 러시아 하원의 첫 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러시아가 양자관계, 유엔(UN) 안보리 결의, 6자 회담 등 북한을 대화 한가운데로 끌어내게 했고 제재 결의에 따라 보조를 맞춰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했다. 이어 문 의장은 “한반도의 평화만 이뤄진다면, 남과 북의 이익을 떠나서 동북아 지역 전체,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평화가 정착된다는 것이고 이는 러시아, 북한, 우리, 기타 국제 사회에 모두 다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지금까지 러시아가 노력해준 것 이상으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볼로딘 하원의장은 의회 간 협력을 통해 양국의 교육, 경제, 문화교류 등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번 문 의장님 방문이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가 역동적으로 발전해나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2차 고위급협력위원회 회의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17년 8월 정부는 한반도와 대륙철도 연결과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신(新)북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이하 북방위)를 창설했다. 북방위는 러시아와의 협력관계 조성과 교통·물류 및 에너지 등 분야에서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심의 및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북방위는 창설이후 철도, 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북방경제협력을 위한 ‘9개의 다리’를 구체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결국 2018년 6월 7일 정부는 유럽~아시아 간 국제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인 유라시아 대륙횡단 철도 운영국 협의체인 OSJD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1956년 6월 창설된 OSJD는 본부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으며, 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북한 등 구소련 체제의 사회주의 국가 및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철도 관련 협의체다. OSJD 가입은 역내 철도 교통 신호, 표준 기술, 통행료, 운행 방식 등의 통일된 규약을 마련하기 때문에 한국이 러시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하는 대륙 철도 운행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OSJD 회의 참관 및 교류활동이 가능한 옵서버 7개국과 44개의 제휴회사가 있지만, TCR와 TSR를 포함해 28만㎞에 달하는 국제노선에 참여하려면 OSJD의 정회원 가입이 필수적이다. 특히 OSJD 가입은 기존회원의 만장일치로 승인된다. 2015년부터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매년 가입을 타진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지난해 4월과 5월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찬성표를 던졌다.
OSJD 정회원 가입으로 남․북․러 철도 연결에 대한 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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