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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 7월호 안보논단] 한미동맹과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진화, 그리고 미래
2019.08.01 Views 1179 관리자
한미동맹과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진화, 그리고 미래
신경수 예비역 육군소장
전 주미국방무관,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
1.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거나 안보상황이 악화되면, 우리는 공고한 한미동맹과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강조한다. 한미동맹을 `linchpin(수레바퀴 고정핀)`, `cornerstone(주춧돌)`에 비유하면서 `ironclad(철통같은)`, `watertight(물샐틈없는)`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반도 긴장상황 관리 및 북한 위협대응에 있어, 공고한 한미동맹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도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강력한 힘으로 북한 비핵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미동맹은 남북대화 및 비핵화 협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와 번영의 중심에 위치한다.
2. 한미동맹은 어떻게 진화되어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우리는 유일하게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반면 미국은 NATO, 일본, 태국, 필리핀, 호주 등과 집단 및 양자 동맹관계를 갖고 있다. 동맹은 조약을 통해 성립된다. 한미동맹도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한미동맹은 다른 동맹과 특별히 구별되는 부분이 있다. 한미동맹은 6.25전쟁을 통해 만들어진 피로 맺어진 혈맹이라는 것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미국의 참전이 결정되면서 한미관계는 동맹관계로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6.25 전쟁에 참가한 미군들의 희생은 매우 컸다. 178만 명의 파병장병 가운데, 3만 6천여 명이 전사했으며 10만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한미동맹은 낯선 국가, 낯선 국민을 위한 미군의 희생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는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이처럼 한·미군의 희생위에서 출발하였다.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알지도 못했던 나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부름에 응답 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을 기린다.”
《워싱턴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기념비 내용 발췌》
한미동맹은 북한이라는 공동의 적과 위협이 존재함으로써,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지속 성장해 왔다. 특히, 한국의 경제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국제적 위상 및 역할이 확대되면서 전략동맹, 포괄적동맹, 가치동맹, 호혜적동맹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다. 한반도에 국한되었던 군사동맹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 및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전략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한미동맹 2.0`으로의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논의되면서, 한미동맹의 위협인식과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물론 그 변화가 약화 또는 해체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완전히 갖추어지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한미동맹은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더라도, 우리는 더욱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주변국과 경쟁해야 하는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한미동맹이 미래에도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군사 중심의 한미동맹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국전참전용사들을 만나면 6.25 참전과 희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핵심에는 한국의 정치, 경제, 군사적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한미동맹이 만들어질 때 한국은 줄 것이 없었다. 미국은 우리가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면 들어주는 형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한국방위를 위해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둔비용의 인상은 주저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는 초고속인터넷, 메모리반도체생산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다. 우리도 이제는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정당하게 요구하는 동맹이 되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동맹이 아닌 주고받는 동맹, 형제관계가 아닌 친구관계로서의 호혜적동맹으로 나가야 한다.
3. 한미동맹을 지속 발전시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한미동맹의 진화를 위해서는 동맹이 품고 있는 정신과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전략 상황, 정치적 이해관계의 변화에 관계없이, 동맹을 지속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맹이 지향하는 정신과 원칙은 무엇일까?
〖Trust〗 동맹에 있어 제1의 필수조건은 `신뢰`다. 신뢰란 무엇일까? 우리는 너무도 많이 들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우리말 사전은 신뢰를 `굳게 믿고 의지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영어사전에는 `진실, 능력, 사람 또는 사물의 힘에 대한 굳은 믿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두 사전의 정의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면, `굳은 믿음`이 될 것이다. 신뢰는 동맹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물과 공기`의 역할을 한다. 신뢰가 깨지면 동맹관계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아무리 많은 조약과 합의문이 있어도 신뢰를 잃으면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신뢰는 쌓는데 수 년, 수십 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한미동맹이 변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빨리 그리고 멀리 달리기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매는 것처럼, 이제 한·미 양국도 신뢰라는 끈을 동여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Shared Values〗 두 번째 조건은 `가치의 공유`다. 모든 한·미 문서를 보면 한·미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우리는 가치를 언급하면 추상적이고 어려운 것으로 간주하고 깊게 논의하기를 꺼려한다. 우리 국가가 갖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가 지향해야할 목표, 목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에게도 가치는 있다. 가족(family), 종교적 신념 등이 될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가치가 위협받을 경우, 전쟁도 불사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갖고 있다. 우리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가치를 공유한다. 그래서 우리는 한미동맹이 공유된 가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이러한 가치를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할 수 있을까? 한·미 양국이 진정으로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미동맹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공유된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여기에 동의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양국이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에 공감한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논의해야 한다. 한·미 양국간 공유된 가치를 바탕으로 전략적 행동과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상호 신뢰와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공동의 가치들에 기반한 한·미 양국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한·미 공동성명)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 (방위협력지침)
한미연합방위체제는 한미동맹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가?
한미연합방위체제는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이다. 7.27일이면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6주년이 된다. 60년 넘게 한미연합방위체제는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한반도 안정과 평화, 번영을 지원해왔다. 이제 한미연합방위체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 비핵화 협상과 남북교류협력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한미연합방위체제는 크게 3가지로 이루어진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양국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매년 만나서 양국의 안보현안을 논의하는 `S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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